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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콜 후폭풍 … 렉서스, 미국 ‘10년 왕좌’ 흔들

중앙일보 2010.07.24 01:22 종합 15면 지면보기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10년간 수위를 달려 온 도요타 렉서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대규모 리콜 사태로 ‘품질의 대명사’란 브랜드 이미지에 흠집이 난 탓이다.


상반기 판매량 불과 458대 차이 … 벤츠, 턱밑 추격
“하반기 판매에 더 큰 영향 … 벤츠에 추월당할 것”

2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 시장에서 렉서스의 판매량은 10만743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벤츠는 10만6972대를 팔았다. 렉서스에 다소 뒤졌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25%나 늘어 증가 속도는 더 빨랐다. 3위인 BMW도 10만632대를 팔며 간발의 차로 따라붙고 있다.



추격전은 갈수록 더 긴박해지고 있다. 6월의 벤츠 판매량은 전년 대비 25% 늘어난 반면 렉서스 판매량은 오히려 2.7% 줄었다.



렉서스는 도요타가 1989년 벤츠·BMW 등 독일 고급차를 따라잡기 위해 도입한 전략 브랜드다. 이후 특히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받았다. 전 세계 판매량에선 BMW와 벤츠에 뒤졌지만 2000년 이후 미국 고급차 시장에선 줄곧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하지만 연이은 리콜에 렉서스의 명성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잡지인 컨슈머리포트가 스포츠다목적차량(SUV)인 렉서스 GX460의 안전 문제를 제기하면서 판매 중단과 함께 리콜이 실시됐다.



이어 5월에는 대형 세단인 렉서스 LS460과 LS600h도 핸들 문제로 리콜 절차를 밟았다. 이달에도 엔진 결함과 관련해 7개 모델에 대해 미국·일본·중국에서 다시 리콜을 실시했다.



미국 자동차정보업체 트루카닷컴의 제시 토프락 부사장은 “리콜 사태는 상반기보다 하반기 판매에 더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올해는 벤츠가 렉서스를 넘어 선두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독일 자동차사들도 일제히 할부금리를 인하하는 등 틈을 놓치지 않고 공세의 고삐를 죄고 있다.



반면 렉서스의 10년 아성이 그리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지난해에도 BMW가 상반기 판매량에선 렉서스를 앞섰지만, 하반기에 다시 렉서스에 추월당한 바 있다. 도요타 미국 판매법인 사장인 짐 렌츠는 “앞으로 전쟁이 펼쳐질 것”이라면서도 “렉서스 브랜드는 도요타보다는 품질 논란을 더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M, 중국 판매 더 증가=미국의 대표적 자동차업체인 제네럴모터스(GM)는 본토인 미국보다 오히려 중국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 상반기 GM의 중국 시장 판매량은 전년보다 48.5% 증가한 120만 대를 기록, 처음으로 미국 시장 판매량(108만 대)을 넘어섰다.



13년 전 중국에 진출한 GM은 현재 1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GM의 ‘뷰익’ 브랜드가 중국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내에서 50만 대 가까이 팔리며 미국 내 판매량의 5배에 육박했다.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가 좋아했던 차로 알려진 뷰익은 중국 내에서 호화롭고 세련된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정작 미국에선 고루한 차로 인식되는 것과는 대조된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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