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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홀로 노인 100만 … ‘고독사’ 막을 안전망 갖춰야

중앙일보 2010.07.24 00:14 종합 34면 지면보기
혼자 사는 노인이 올해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노인 다섯 명 중 한 명꼴이다. 90만 명을 돌파한 게 불과 2년 전이니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고령화 추세에 맞춰 정부가 기초노령연금제·노인장기요양보장제 등 기본적인 안전망을 구축해놓긴 했다. 그러나 혼자 사는 노인의 급증은 우리 사회가 또 다른 차원의 대비에 나서야 함을 일깨워준다. 3년 전 보건복지부가 독거(獨居)노인 14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해보니 대부분 한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질병 치료를 위해 도움의 손길이 꼭 필요한 경우도 3분의 1이나 됐다. 그러나 42%가 가족은 물론 이웃과 멀리 떨어진 곳에 살고 있었다. 가족과 한 달에 한 번 전화 연락조차 안 한다는 노인도 4분의 1에 달했다. 홀로 시름시름 앓다 숨지고도 몇 달 만에 발견되는 이른바 ‘고독사(孤獨死)’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우리보다 앞서 이 문제를 천착한 일본을 보고 배워야 한다. 긴급사태를 알릴 수 있는 버튼을 집에 설치하거나 일정 기간 수도 사용량이 없으면 관계기관에 자동 통보되는 시스템을 갖춘 요코하마시, 매일 아침 안부 전화를 걸어주는 후쿠오카시가 좋은 예다. 도쿄와 나고야시에서 도입한 독거노인과 싱글족, 맞벌이 부부 등이 함께 모여 사는 공동주택도 참고할 만하다. 노인 세대는 자연스레 돌봄을 받고 그 대신 젊은 세대는 집값을 할인 받는 윈윈 모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독거노인의 13% 정도는 ‘노인 돌보미’의 방문 및 전화 서비스를 받는다. 원격으로 노인 상태를 점검하는 ‘유케어(u-care)’를 실시하는 지자체도 있다. 하지만 혜택을 보는 이들은 극히 소수다. 서비스를 대폭 확충해 보다 많은 노인들에게 안전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혼자 사는 노인들의 빈곤을 덜어줄 정책도 시급하다. 소득도, 일할 능력도 없지만 떨어져 사는 자녀의 소득이 법에서 정한 기준 이상이라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자식이 봉양하지 않는데 정부 지원조차 못 받는 서러운 노인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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