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실사단 5명 방한
2022년 FIFA 월드컵 실사단이 23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
일단 2018년 월드컵은 유럽, 2022년 월드컵은 비유럽권에서 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서대원 월드컵 유치위 사무총장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이어 2014년에는 브라질에서 월드컵이 열린다. 대륙별 순환 원칙은 없지만 월드컵이 세 대회 연속 비유럽권에서 열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럽에서는 영국, 러시아, 네덜란드-벨기에, 스페인-포르투갈이 경쟁한다. 예상대로 2018년 월드컵을 유럽에서 치를 경우 한국의 실질적인 경쟁 상대는 일본·호주·미국·카타르 등 5개국으로 압축된다. 서 총장은 “5개 경쟁 상대가 모두 위협적이다. 어느 한 곳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고 했다.
일본은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다. 한국에 앞서 일본을 방문한 실사단은 “일본이 세운 계획은 기술과 전통을 잘 접목시켰다”고 극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서 월드컵 유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도 강력한 경쟁자다. 미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이 축구 열기에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카타르는 인구 160만 명에 면적도 경기도보다 작다. 월드컵이 열리는 6월의 낮 기온이 40도를 오르내리는 등 기후 조건도 불리하다. 하지만 전 경기장에 에어컨 설치를 약속하는 등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호주는 시드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 것처럼 월드컵도 잘 치를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5개 대륙 중 오세아니아에서만 아직 월드컵이 열리지 않았다는 점도 공략 포인트다.
주목할 점은 FIFA가 노골적으로 월드컵 유치 경쟁을 부추긴다는 점이다.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FIFA는 더 유리한 조건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카타르도 충분히 자격을 가졌다”며 힘을 실어주고 있고, FIFA는 호주가 집행위원들에게 5000만원 상당의 진주목걸이를 돌린 ‘뇌물 스캔들’에 대해서도 “문제 삼을 게 없다”며 면죄부를 줬다.
한국은 이미 2002년 월드컵을 통해 대회 운영 능력을 검증받았다. 서 총장은 “국제사회에서 한국은 리틀 일본이라는 인식이 있다. 이것을 씻어내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종 화합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2010년 월드컵을 유치한 남아공처럼, 2022 월드컵 유치위는 축구가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