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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성희롱에 거짓 해명까지 … 사죄하고 사퇴하라

중앙일보 2010.07.21 19:40 종합 34면 지면보기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이 큰 파장을 던지고 있지만 정작 강 의원 본인은 반성의 기색이 전혀 없어 사회적 공분(公憤)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발언 내용이 공개된 이후 그는 반성은커녕 뻔한 거짓말과 부인(否認)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발언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평소 그의 도덕성과 언행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게 아닌가 의문을 품게 한다. 성희롱 발언 자체도 문제지만 상황 모면에만 급급한 용렬함이 더욱 실망스럽다.



그는 본지 보도(7월 20일자 20면)가 그 자리에 없었던 제3자를 통해 부풀려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참석 학생들은 어제 공식 입장을 발표해 “중앙일보 기사에 언급된 강용석 의원의 발언들은 실제 있었다”고 확인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그 자리에 있었던 학생과의 전화통화 내용마저 왜곡한 것이다. 참석 학생들은 “강 의원은 통화 내용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강 의원은 아나운서를 지망한 학생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친구들에게 “강 의원에게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당황했다고 한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강 의원이 참석 학생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학생의 부모가 “강 의원이 자꾸 전화를 해 회유와 협박성으로 들리는 말을 했다”고 민주당에 제보했다는 것이다. 첫 보도 직후 일부 참석 학생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사실 확인을 회피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최소한의 수치심이라도 있다면, 반성과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다. 그런데도 사과는커녕 “정치생명을 걸겠다” “법적 대응하겠다” 등 상황 모면에만 급급하니 공직자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당시 참석 학생들의 입장 발표로 강 의원의 해명은 완전한 거짓말로 확인됐다. 이제라도 사죄하고, 약속한 대로 정치를 그만두는 것이 그를 뽑아준 국민에 대한 마지막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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