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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비하, 아나운서 모욕 …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

중앙일보 2010.07.21 03:00 종합 4면 지면보기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이 대학생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여성단체와 아나운서협회가 반발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여성단체·아나운서협회 사퇴 요구

한국아나운서협회(회장 성세정)는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여성을 비하하고 아나운서를 모욕한 강 의원은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강 의원은 지난 16일 대학생 2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는 등 성희롱 발언을 쏟아냈다. <본지 7월 20일자 20면>



아나운서협회는 “아나운서가 과연 누구에게 무엇을 주며 무엇을 받는다는 것이냐”며 “올바른 정보와 교양을 전달하는 방송 전문인인 아나운서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회인권포럼 소속 위원인 강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은 이중적인 모습”이라며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아나운서협회는 또 26일께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강 의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다. 21일 고소장을 접수하겠다”며 “협회 차원에서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여성단체들도 강 의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여성의전화·한국여성민우회·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은 이날 공동성명서를 통해 “강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성희롱이고 성차별이며 명예훼손”이라며 “사실을 명백히 밝히고 자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지금껏 성폭력·성희롱 가해 공직자들이 관련 사실을 부인해 왔듯 강 의원도 부인으로 일관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나라당과 국회는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고 더 이상 성희롱·성폭력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역시 성명서를 내고 “강 의원은 국회의원의 품위를 손상하고 그 자격과 역할을 포기했다”며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와 후속 조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에 대한 네티즌의 비판도 이어졌다.



중앙일보 인터넷 사이트인 조인스에 글을 올린 최지은(jieunchoi)씨는 “한 나라의 의원이 국가원수를 들먹이며 학생들을 상대로 저질 농담 따먹기를 했다”며 “대한민국의 수준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말했다. 조성복(unik21c)씨 역시 “민생을 위한다는 국회의원이 민생을 조롱했다”며 “이런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찍지 않도록 주민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인터넷 청원방에는 이날 ‘성희롱 발언 강용석 의원은 석고대죄하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하루 종일 1000여 명의 네티즌이 이 글에 서명했다. 다음 인터넷 토론방에 글을 남긴 네티즌 ‘물안개’는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법학자이자 변호사로서 부끄러운 발언”이라며 “여성에 대해 시대 착오적인 의식을 갖고 있는 강 의원은 사과하고 사퇴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의 홈페이지에도 사과를 촉구하는 네티즌의 비판이 쇄도했다. 네티즌 ‘한마디’는 “과거 박근혜 전 대표의 신체 부위를 거론하며 섹시하다는 표현을 한 적도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사이버당원이라고 밝힌 김태승씨는 “개인적 잘못으로 당에까지 피해를 주지 말고 의원직에서 물러나라”고 말했다.



심서현 기자·김은아(순천향대 신문방송학4)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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