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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전쟁’ 치르는 판교신도시 어린이들

중앙일보 2010.07.21 02:26 종합 22면 지면보기
3월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에 입주한 ‘직장맘’ 양혜진(35·여)씨. 그는 아침마다 여섯 살 난 아들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기 위해 15㎞ 떨어진 분당까지 가야 한다. 출근길 교통정체를 뚫고 유치원까지 가는 데 30분 이상 걸린다. 집 근처에 유치원 부지가 있지만 분양이 안 돼 공터로 남아 있다. 양씨는 “분당 지역 유치원들은 대부분 판교까지 통학버스를 운행하지 않는다. 버스를 운행하는 대형 유치원은 한 달에 80만원을 넘어 엄두를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속 부지 분양가 비싸 계획된 사립유치원 12곳 못 지어

판교신도시에 살고 있는 3~6세 어린이는 3100여 명. 6개 공립유치원과 시립어린이집 2곳을 비롯한 보육시설 60여 곳의 정원은 2100여 명에 불과하다. 이러다 보니 유치원에 입학하기가 쉽지 않다. 올 3월 서판교 산운마을의 산운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은 70명 모집에 197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2월에는 7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근처에 있는 삼평유치원도 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입학경쟁에서 밀린 어린이들은 ‘원정 교육’을 위해 분당을 오가야 한다.



당초 판교신도시 개발계획에는 공립 6개, 사립 12개 유치원을 건립하기로 돼 있었다. 시교육청은 2008년 공립유치원 용지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조성원가인 3.3㎡당 224만8000원에 분양받아 6개의 공립유치원을 세웠다. 문제는 사립유치원을 지으려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용지가 1년4개월째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성남시교육청 정주영 관리계장은 “땅값이 너무 비싸서 민간에서 섣불리 나서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 용지의 가격은 3.3㎡당 900만~1500만원이다. 유치원 한 곳당 부지는 400~600㎡ 로 넓은 곳은 땅값만 20억원을 넘는다.



정주영 계장은 “초등학교와 함께 있는 병설유치원을 한 곳 더 신설하고 공립유치원 정원을 늘려서 최대한 불편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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