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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프런트] 떠드는 학생 야단치자 “체벌 금지인데 왜 그러세요”

중앙일보 2010.07.21 02:12 종합 18면 지면보기
20일 오전 서울 K고. 장모 교사는 수업을 하다 마음이 착잡해졌다. 음료수와 과자를 먹으며 떠드는 학생들을 나무랐더니 “체벌 완전 금지인데 왜 그러세요”라며 대든 것이다. 장 교사는 “말로만 지적했을 뿐인데도 학생들이 그렇게 반응하더라”며 “체벌은 해서는 안 되지만 훈계조차 어렵게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교육청, 체벌금지 지침 발표 후 학교는

친전교조 성향의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체벌 전면 금지’ 방침이 전국 교육계에 파문을 불러 오고 있다. 한국교총은 “교육 현실을 모르는 탁상 행정”이라고 비난하고, 전교조는 “체벌 완전 추방”을 주장한다. 무상급식에 이어 ‘오장풍 교사’ 후속 대책으로 나온 ‘곽노현표 체벌 금지’가 또 다른 이슈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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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교사들은 체벌 금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최소한의 장치를 요구한다. K고 장 교사는 “요새 아이들은 수업 시간에 휴대전화가 울리면 끌 생각은 안 하고 아예 교실 뒤로 가서 받는다”며 “말로 타일러서 바뀌면 왜 말로 안 하겠느냐”고 했다. 수업 시간에 허락 없이 화장실에 가고, 여교사를 밀치거나 교사에게 욕설을 내뱉는 학생들을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서울 J초교 이모 교사는 “수업 시간에 장난치는 학생은 교실 밖으로 내보내는 등 교육을 포기하는 교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체벌 금지는 학생 일탈이 심한 지역에서 더 큰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 S고교 김모 생활지도부장은 “체벌까지 금지되면 면학 분위기는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부교육청의 전병식 장학관은 “체벌 금지는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처럼 학생들이 말을 안 들으면 부모 소환권과 같은 행정 처벌이 필요하다”며 “체벌을 없애는 대신 엄격한 교육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교사에게 욕을 하면 등교를 정지시키거나 학부모가 학교에 출석한 기록을 생활기록부에 남기는 ‘학부모 소환제’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일부 학교에서 행동에 따라 상점과 벌점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생활기록부에는 기록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서울 영등포구의 한 중학교 교사는 “학생이 벌점에 따른 사회봉사 지시를 거부하면 소용이 없다”며 “문제아를 심리적으로 치료하거나 교육하는 시스템도 없이 체벌을 금지하는 것은 졸속 행정”이라고 말했다.그러나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체벌의 교육적 효과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야 한다”며 “당연히 학교에서 체벌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 뒤늦은 법률 검토=곽 교육감이 체벌 전면 금지 지침을 서둘러 발표한 뒤 뒤늦게 변호사를 통해 위법 여부를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교총이 “교육적 체벌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법에 반하는 것”이라고 반박했기 때문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는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생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하지 않는 훈육·훈계로 지도해야 한다’고 돼 있다. 시교육청은 “이 조항이 체벌을 하라는 뜻은 아니므로 학습벌 등 신체적 고통을 주지 않는 벌로 제한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교총은 “곽 교육감이 여론 수렴 절차를 밟지 않았고, 체벌 전면 금지에 따른 학교현장의 문제점을 해소할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즉흥적인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박수련·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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