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짜임새 축구의 달인’ 조광래 … 그의 카드는 스페인 스타일

중앙일보 2010.07.21 01:11 종합 28면 지면보기
조광래(56) 경남 감독이 허정무 감독 후임으로 축구대표팀 사령탑에 내정됐다. 축구협회는 11일 기술위원회를 열고 조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조광래 감독 내정자는 20일 “두려움은 없다. 즐거움을 주는 대표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1일 수원에서 열리는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을 통해 데뷔한다. 이어 9월 7일 이란, 10월 12일 일본전 등의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마침내 허정무 후임 찾은 대표팀

차기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조광래 경남 FC 감독. 그는 잠재력 있는 선수를 조기에 발굴하고 장점을 극대화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대표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중앙포토]
◆‘컴퓨터 링커’ 명성 … 30대부터 지도자 명성=그는 진주고 2학년이 돼서야 축구를 시작한 ‘늦둥이’다. 시험을 쳐서 명문 진주중에 진학했지만 축구에 끌리는 운명을 거스를 수 없었다.



남들을 따라잡기 위해 비봉산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기술과 체력을 익혔다. 그 덕분에 연세대 1학년 시절 곧바로 주전을 꿰찬 데 이어 국가대표로 발탁되는 행운을 얻었다. 남다른 패스워크와 기술로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을 얻었고, 끊임없이 뛴다고 해서 ‘독일 병정’으로도 불렸다. 1986 멕시코 월드컵에 나선 데 이어 그해 서울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며 11년간의 국가대표 인생을 마쳤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후 지도자로 나선 그는 38세였던 92년 대우 감독을 맡았고, 2000년 안양(현 서울)을 K-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007년부터 경남 지휘봉을 잡아 무명의 선수들로 반란을 일으키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K-리그 통산 141승을 거두며 감독 통산 승수 5위에 올라 있을 만큼 베테랑 지도자다.



◆‘짜임새 축구’의 달인=그는 좁은 지역에서 짜임새 있는,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하는 데는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남에서는 원톱과 골키퍼 사이를 정사각형 형태로 만들어 최전방과 최후방 간격을 20~30m로 유지하는 ‘콤팩트 축구’로 잇따라 강호들을 꺾는 파란을 보였다. 틀을 유지하며 볼 소유 시간을 늘려 공격 기회를 찾는 스타일은 남아공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식 축구와 일맥상통한다. 잉글랜드·독일·이탈리아·브라질 등 선진국에서 축구 유학을 하며 세계축구를 흡수한 결과다. 서상민(경남)은 “감독님처럼 명확하고 시원하게 가르쳐 주는 지도자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축구 이론에 밝고 일방적이기보다 선수들을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는 지도자란 말이다.



그가 이끄는 팀은 항상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린다. 어린 선수들의 강점을 끄집어내 대형 선수로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기 때문이다.



안양 감독 시절 이청용(볼턴)·김동진(울산) 등을 발굴했고 경남을 맡아서는 서상민·김태욱·이용래·윤빛가람 등 무명 선수들을 알토란 같은 선수들로 성장시켰다.



최원창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