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타 데이트] 삼성화재에서 현대캐피탈로 간 최태웅

중앙일보 2010.07.21 01:04 종합 29면 지면보기
국가대표팀 훈련 중인 최태웅이 친정인 삼성화재 체육관에서 활짝 웃고 있다. [용인=박지혜 인턴기자]
올여름 프로배구판을 달군 화제의 인물은 최태웅(34)이었다. 삼성화재가 라이벌 현대캐피탈에서 FA(자유계약선수)가 된 왼손 거포 박철우(25)를 영입했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 부동의 세터 최태웅을 보상선수로 빼 갔다. 그런데 현대캐피탈에는 터줏대감 세터 권영민(30)과 ‘포스트 권영민’을 노리는 송병일(27)이 있었다. 한 팀에 국가대표급 세터 세 명이 있는 부자연스러운 상황. 최태웅이 또다시 트레이드될 거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LIG손해보험 공격수 이경수(31)와 맞바꾼다는 얘기가 돌았다. 그러나 지난 19일 송병일이 우리캐피탈로 가면서 ‘최태웅 사태’는 일단락됐다.


트레이드 통보 받고 집 오는 내내 울었다
12년 옛정 잊고 ‘친정팀’ 4연패 막겠다

최태웅은 이 와중에서 마음을 많이 다쳤다. 자존심도 크게 상했다. 국가대표팀이 훈련 중인 용인 삼성체육관에서 20일 최태웅을 만났다. 그는 “2~3주 전부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이젠 괜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친정’ 삼성화재에 대한 그리움과 ‘시댁’ 현대캐피탈에 대한 약간의 두려움 사이에서 지친 표정이었다.



◆우느라고 작별 인사도 제대로 못 해= 최태웅은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되기 사흘 전쯤부터 낌새를 챘다고 한다. 보호선수(2명)에 포함되지 않으면 자신이 트레이드될 확률이 80%는 넘는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막상 현실로 닥치자 마음을 잡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으로부터 통보를 받는 순간 최태웅은 솟구치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제자의 눈물을 보고 눈시울이 벌게진 신 감독이 말했다. “인생은 돌고 도는 거다. 다음에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는 날이 있을 거다.”



최태웅은 훈련 중인 동료들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눈물을 보이기 싫어 고개를 숙이느라 동료들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집으로 오는 차 안에서도 계속 울었다고 했다.



힘든 이별을 하고 왔는데 또다시 트레이드설이 떠돌았다. 배구 월드리그 불가리아 원정을 다녀온 뒤 지난달 말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을 만났다. 김 감독은 “더 이상 트레이드는 없다. 너는 나하고 같이 가는 거다”라고 못을 박았다. 그제야 마음이 안정됐다.



며칠 전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집으로 갖고 가서 아이들(6살, 3살)에게 보여주며 “아빠는 이제부터 현대 팀이야. 현대를 응원해야 돼”라고 말해줬다. 부인은 아직도 적응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권영민과 윈-윈 할 수 있을 것=앞으로 시댁살이가 만만찮을 것 같다. 한 팀에 국가대표 세터 2명이 공존한 경우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최태웅과 권영민은 대표팀에서도 주전을 다툴 정도로 호각지세다. 성격도 딴판이고 토스의 질도 다르다.



최태웅(1m85㎝)은 물 흐르듯 부드럽게 공을 올리고 배짱도 두둑하다. 무엇보다 게임을 읽는 눈이 예리하다. 권영민(1m90㎝)의 토스는 높고 빠르다. 상반된 스타일의 두 세터에게 적응하려면 공격수들이 고생깨나 해야 할 것 같다. 이 때문에 ‘현대캐피탈이 자신들의 필요성보다는 삼성화재 세터진을 와해시키려고 최태웅을 빼온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돈다.



최태웅은 “한동안 적응기를 거쳐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토스를 한 뒤 ‘아차 실수했다’ 싶었는데 그 공을 공격수가 잘 받아 때리면 내가 실수한 걸 모를 거다. 그런 미묘한 느낌까지 알아채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12년 정든 삼성화재를 적으로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최태웅은 명료하게 정리했다. “처음에는 약간 서먹서먹할 것 같다. 하지만 공과 사는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 삼성화재의 4연패를 막고 우승컵을 가져오겠다.”



용인=정영재 기자

사진=박지혜 인턴기자



최태웅은 …



▶ 생년월일 : 1976년 4월 9일 ▶ 체격 조건 : 1m85㎝, 80㎏ ▶ 포지션 : 세터 ▶ 서전트 점프 : 80㎝ ▶ 배구 시작 : 인천 주안초교 3학년 ▶ 출신교 : 인천 인하부중-인천 인하부고-한양대 ▶ 혈액형 : B형 ▶ 가족 : 부인 조재영(35)씨와 2남(윤서, 현서) ▶ 별명 : 웅이 아버지(이름에 ‘웅’이 들어가서) ▶ 감명 깊게 읽은 책 : 법정스님 『무소유』 ▶ 주량 : 소주 1병 ▶ 취미 : 주말에 가족과 놀기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