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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I 규제 완화 검토 … 건설주에 햇볕 드나

중앙일보 2010.07.21 00:14 경제 10면 지면보기
오랜만에 건설주에 볕이 들기 시작했다. 부동산 규제가 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의 완화 방안을 놓고 부처 간 조율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20일 건설업종 지수는 소폭(-0.17%) 내렸지만 전날엔 2.6% 급등했다.


“주택거래 늘리는 정책에 불과, 건설업 숨통 트일지 의문”
해외 수주 많았지만 미분양에 발목 잡혔던 종목 골라야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수석연구원은 20일 “정부의 규제 완화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고조되면서 그동안 낮게 평가돼 있던 건설 업종이 재조명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이 주식을 산 것도 건설 업종엔 좋은 소식이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말 이후 자산운용사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건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3.7%)보다 2%포인트가량 낮았다. 당시 전국에서 미분양(15만 가구)이 속출했기 때문이었다.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 이후 약 1조원어치의 건설 업종 주식을 팔았다. 하지만 다시 사들일 만한 호재는 없었다.



박 연구원은 “투자 수익률을 올리려면 저평가된 종목을 사들여야 하는데 때마침 정부가 건설 업종을 다시 바구니에 담을 계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투자자들을 움츠러들게 했던 미분양 문제도 주춤해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5월 미분양 물량은 서울이 8.5%, 경기도가 15.6% 늘었다. 하지만 부산과 인천의 미분양이 각각 21%, 26.4% 주는 등 전국적으로는 10% 가까이 감소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미분양이라는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본 건설 업종 자체에 대한 재조명의 기회가 됐다. 한화증권의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해외 수주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인해 도매금으로 저평가된 기업이 많다”며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 투자자들이 이런 종목들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수주한 해외 공사의 규모는 38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4% 증가했다.



하지만 22일 발표되는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건설 업종에 대한 그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래에셋 변성진 연구원은 “정부의 정책은 거래량을 늘리기 위한 정책이지 부동산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정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건설 업종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활황을 보이는데 정부의 대책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변 연구원은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그는 “유럽이 유로화 약세로 인해 가격경쟁력을 얻고 있고, 중국·인도 등이 세계 건설 시장을 빠르게 흡수하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높은 수익률을 거두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좋은 건설주를 잘 고르는 비결은 뭘까. 대신증권 조윤호 연구원은 “정부가 각종 정책으로 거래량을 늘린다 하더라도 건설업이 극적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며 “다만 그동안 억눌렸던 숨통이 트이는 만큼 국내 주택 분야에서 그동안 평가절하됐던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화증권 이광수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해외 수주는 똑같이 하면서도 국내 미분양 문제에 발목이 잡혀 주가가 형편없이 떨어졌던 기업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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