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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끼워팔기 논란 번진 ‘가족 요금제’

중앙일보 2010.07.21 00:05 경제 7면 지면보기



통신3사, 파격 할인상품 신경전

이달 들어 통신업계가 앞다퉈 발표한 ‘가족 요금제’가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가족 요금제는 한 가구의 전체 통신서비스를 10만원대의 요금으로 쓰거나, 구성원이 모두 동일 회사의 이동전화를 쓰면 유선 서비스를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파격적인 할인 상품이다. KT·SK텔레콤·LG유플러스 등 3사가 시장 선점을 위해 발표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거나 경쟁사의 상품을 ‘불공정 끼워 팔기 전략’으로 비난하고 나설 정도로 그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가족 요금제 ‘통신대전’=LG유플러스의 이상철 부회장이 지난달 중순 기자간담회를 통해 9만~15만원의 가족 단위 통신요금 상한제 ‘온국민은요(yo)’를 7월 1일 서비스한다고 발표하면서 촉발됐다. 그러자 KT도 10만~16만원에 전 가족의 통신비를 해결할 수 있는 ‘올레 퉁’을 이달부터 선보였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 14일 정만원 사장이 기자회견에서 가족 구성원이 자사 휴대전화 상품에 가입하면 초고속인터넷이나 집전화, 인터넷(IP)TV를 공짜로 서비스하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시장 1위 회사인 SK텔레콤의 유선서비스 공짜 가족 요금제는 특히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전통적인 유선 강자인 KT와 케이블방송사들이 ‘무선 1위 지배력을 이용해 유선 시장을 혼탁하게 하는 전략’이라며 발끈했다. 이들 업체는 요금 인가를 담당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의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IPTV·유선 서비스 공짜 갈등=SK텔레콤은 휴대전화 이용 대수(번호)에 따라 유선 서비스들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한 가족이 2대의 이동전화(2회선)를 쓰면 집전화는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3회선은 초고속인터넷, 4회선은 집전화와 초고속인터넷, 5회선은 IPTV까지 모든 유선 서비스가 공짜다.



그런데 IPTV 무료 제공은 현행법으론 쉽지않다. IPTV의 제도에 공짜 서비스 규정이 없어서다.익명을 원한 방통위 관계자는 “방송 시장을 교란할 우려도 있으며, 다른 방송사업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무선상품(휴대전화 회선)을 사면 유선상품(집전화 회선)을 무료로 주는 것이 공정거래법상 불법인 ‘끼워팔기’에 해당된다는 논란도 있다.



KT 김철기 홍보팀 차장은 “시장 점유율이 50%가 넘는 무선 강자의 힘이 유선으로 넘어오면 통화 품질이나 서비스의 질 경쟁이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소비자 이익과 시장 질서 논란=SK텔레콤은 자율적인 시장 변화에 정부가 규제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SK텔레콤 고창국 홍보팀장은 “어느 회사든 자사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급변하는 통신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이익 감소를 감수하며 내린 결정에 정부가 규제를 근거로 제동을 거는 건 부당하다”고 말했다. ‘끼워팔기’라는 주장에도 “다른 요금제를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적용되는 논리인데, 이미 우리는 이동전화 가입 연수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해 주는 ‘온가족 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끼워팔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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