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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패션 불감증 두 남자 ‘365일 교복’ 벗다

중앙일보 2010.07.21 00:02 경제 17면 지면보기
‘스타일 서포터스’는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이웃을 찾아 꾸며줍니다. 어렵지만 밝게 살아가는 그들이 아름다워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서포터스는 여러분의 삶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J스타일 서포터스 ⑥ 에너지 관리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서 일하는 디스쿠아·김진환씨

프랑스인 크리스토프 디스쿠아(45)와 김진환(34)씨는 소위 ‘공돌이(공학계 전공자)’다. 둘 다 에너지 관리업체 ‘슈나이더 일렉트릭’에서 일한다. 디스쿠아는 빌딩의 전기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엔지니어, 박씨는 고객인 기업들의 불편사항을 처리하는 품질관리 매니저다. 현장 근무도 많고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다 보니 편한 옷만 찾는다. 둘 다 흰색이나 검은색 셔츠에다 바지차림의 ‘교복’으로 365일을 버티는 건 기본이다. 좋아하는 스타일? 그런 건 모른다. 이들을 보다 못한 직장 상사 이윤정 이사가 스타일 서포터스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글=이도은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양복은 결혼식 때 딱 한번 입은 남자, 디스쿠아



“한국은 옷 잘 입는 게 굉장히 중요하더라고요. 남자들도 젊어보이려고 애쓰는 것 같아요. 그런데 방법은 모르겠어요.”



디스쿠아는 13개월 전 혼자서 한국에 왔다. 계약 근무기간은 2년. 그런데 짐은 여행 가방 달랑 하나였다. 옷이라곤 셔츠 5벌, 긴바지 3벌, 반바지 1벌이 전부였다. 고향에 두고 온 것도 아니다. 원래 그게 전부다. “그나마 스키와 농장일을 즐겨서 아웃도어 옷은 가끔 사요. 한국에 와서도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겨울 점퍼 하나 산 게 쇼핑의 전부였어요.” 지난 겨울엔 내내 정장바지에 코트 대신 점퍼를 입고 다녔다.



슈트는 일생에 딱 한 번, 결혼식 때 입었다. 시니어 엔지니어이기 때문에 중요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기회가 많지만 그때마다 캐주얼 차림을 한다. 기능을 설명하는 ‘엔지니어’일 뿐, 비즈니스맨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작은 키(1m66㎝)에 제대로 입어봤자 어울리지 않을 거란 생각을 많이 하죠. 그러니 눈에 띄지 않는 옷이 더 편해요.”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라지고 싶었을까. 정작 서포터스팀이 옷을 펼쳐놓자 적극적으로 관심을 보였다. 짙은 회색 슈트와 화사한 노란색 타이를 단박에 ‘찜’했다. 탈의실에서 나온 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원래 정장을 입으면 광대 같아 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음 프레젠테이션에선 이 옷을 입어볼래요. 다들 진짜 놀라겠죠?”



데이트할 때도 출근 복장 그대로, 김진환씨



“제 고객은 주로 대기업 간부들이에요. 불만사항을 들으러 갈 땐 ‘옷이라도 제대로 입고 가야지’ 하지만 다음으로 미룬 게 벌써 1년이 넘었네요.”



김씨는 남자 중·고등학교를 거쳐 공대를 나왔다. 여동생·누나도 없으니 옷에 신경쓰고 살아본 적이 없단다. 자신에게 맞는 옷이 뭔지, 어떤 자리엔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조차 ‘감’이 없다고 했다. 주말에 나갈 때도 출근 복장 그대로다. 이제껏 옷을 사야 할 땐 친구를 도우미로 불렀다. 친구가 ‘무난해 보여’ 라고 추천하면 카드만 긋는 식이다. “마음에 든다기보다 튀지 않고 점잖아 보이는지 확인받았죠. 뭐가 어울리는지도 모르니 친구만 믿었어요.”



그런데 6개월 전 여자친구가 생기면서부터 옷차림에 신경이 쓰였다. 소개팅 나갈 때도 감색 정장을 입었던 그는 데이트할 때도 출근복을 입고 나갔다. 얼마 후 여자친구가 옷을 선물했다. 분홍색 티셔츠를 주며 “이런 것도 좀 입어 보라”고 했다. “처음엔 부끄럽기만 했는데 이젠 그런 생각이 들어요. 나도 튀는 옷, 화사한 옷을 입으면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거죠.”



‘변신’을 위해 유치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캐주얼 차림에 도전했다. 재킷과 면바지의 평범한 조합이지만 레이스 포켓스퀘어를 꽂고, 바지를 걷어올렸다. 보트슈즈까지 곁들였다. 어느 것 하나 해본 적 없는 아이템이지만 김씨는 모두 오케이 사인을 냈다. “검정·회색 같이 늘 입던 색깔이 아니라 어색하지만 생각만큼 남의 옷 같진 않네요. 뭣보다 여자친구가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갑자기 튀게 입으면 촌스러워요



‘무난함’이 옷차림의 기준이었던 사람에겐 갑작스러운 변신이 오히려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클래식하면서 한두 개의 포인트만 넣는 전략을 짰다. 캐주얼 차림에선 여름을 대표하는 파란색을 주요 컬러로 하고, 자수·레이스 등으로 포인트를 썼다.



의상 협찬 커스텀멜로우 헤어·메이크업 3story

도움말 손형오 디자인실장(커스텀멜로우), 배진주·박수빈 스타일리스트(3story)



디스쿠아는 이렇게



1 포인트는 노란색 타이 회색에 파란색 체크 무늬가 들어간 슈트로 은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연출했다. 포인트는 노란색 타이. 실크가 아닌 니트 소재로 무겁지 않은 이미지를 준다. 여기에 깔끔한 흰색 포켓스퀘어로 전체적인 스타일링을 마무리했다.



2 시원한 느낌의 하늘색 면 재킷 여름철에 쉽게 입을 수 있는 면 재킷을 골랐다. 청량감을 주는 하늘색이라 답답해 보이지 않는다. 안에 입는 피케셔츠와 바지는 기본 아이템이지만 자수를 장식으로 넣어 위트 넘치는 인상을 준다.



헤어·메이크업 피부에 붉은 기가 많으면 얼굴이 얼룩져 보일 수 있다. 그래서 파운데이션을 가볍게 발라 한 톤으로 정리했다. 서양인은 원래 얼굴이 입체적이기 때문에 음영을 넣는 식의 윤곽은 잡지 않았다. 머리는 특별한 손질이 필요 없다. 왁스를 발라 정돈 했다.



김진환씨는 이렇게



3 출무늬 티셔츠 위에 데님 재킷 30대에게 어울리는 마린룩을 연출했다. 티셔츠 위에 데님 소재 재킷을 걸친 것이 포인트. 안에는 수채화 느낌의 줄무늬 티셔츠를 입고, 기본 베이지 면바지를 짝지었다.



4 감각적인 베이지색 슈트 늘 입는 감색·회색이 아닌 밝은 베이지색 슈트를 골랐다. 여기에 연한 핑크 자수가 놓인 셔츠, 물방울 무늬의 가는 타이를 곁들여 격식을 갖추면서도 감각적인 정장 차림을 만들었다.



헤어·메이크업 작은 눈에 눈썹이 퍼지고 처져 있어 전체적으로 힘 없는 인상을 준다. 이를 최대한 다듬어 발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머리는 앞머리를 살짝 내리되 옆으로 돌려 답답해 보이지 않게 했다. 옆머리가 심하게 뜨는 모발이라 왁스·스프레이로 옆머리를 고정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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