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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 은행들 “예금 금리 인상”… 실은 시늉만

중앙일보 2010.07.21 00:03 경제 6면 지면보기
기준금리가 인상된 뒤 은행 정기예금 이자도 함께 올랐겠거니 하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 인상을 발표하곤 있지만,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별로 없는 생색내기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주력상품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만 찔끔 인상
최저금리 올리는 대신 우대금리는 낮추기도



국민은행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금금리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정기적금은 21일, 정기예금은 23일부터 금리를 올린다는 내용이다. 예금 상품 중 ‘e-파워정기예금’ 금리는 연 0.1~0.2%포인트, ‘허브정기예금’은 0.2%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슈퍼정기예금’은 이번 금리 인상 대상에서 빠졌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슈퍼정기예금의 경우, 최저금리에 해당하는 기본금리만 연 2.3%에서 2.5%로 0.2%포인트 올라간다. 대신 기본금리에 붙는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춰 최고금리는 지금과 똑같이 연 3.85%다. 금리를 올렸다고는 하는데, 고객 입장에선 전과 달라진 게 없다.



이 은행 수신상품부 김병윤 팀장은 “슈퍼정기예금은 다른 은행과 매주 금리경쟁을 하는 주력 상품이다 보니, 기준금리가 오르기 전부터 계속 우대금리 폭을 높이는 방식으로 금리를 인상해 왔다”고 말했다. 5~6월에 이미 최고금리를 조정했기 때문에 이번엔 올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주력 상품은 그대로 두고 나머지 예금상품 금리만 인상한 것이다.



이에 앞서 14일 예금금리를 인상한 외환은행도 마찬가지다. 외환은행은 이날 6개월 정기예금은 연 0.2%포인트, 1년짜리 정기예금은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상한 건 최저금리에 해당하는 고시금리였다. 이 은행 대표상품인 ‘예스큰기쁨정기예금’의 1년짜리 최고금리는 12일 0.05%포인트 오른 뒤 지금까지 변하지 않았다. 국민은행처럼 최저금리는 올리고, 우대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최고금리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6월 말 이후 최고금리를 0.25%포인트 이미 인상했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분이 미리 반영돼 있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를 같은 폭으로 올린 은행은 지금까지는 기업은행뿐이다. 기업은행은 16일 1년 만기 ‘서민섬김통장(예금제)’ 고시금리를 0.2%포인트 올리면서 최고금리도 연 4.1%에서 4.3%로 인상했다.



신한·우리·하나은행은 아직 예금금리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신한·하나은행은 현재 금리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시기와 폭은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우리은행은 시장 상황을 봐서 금리를 올릴지 말지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익명을 원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른 뒤에도 시장금리는 오르지 않고 횡보하고 있다”며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지만 이번 주 내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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