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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바다 속 세상까지 바꾸는 로봇

중앙일보 2010.07.21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멕시코만 원유 유출의 참상이 생기자 우리는 무인 수중로봇을 지원했다. 미국 해군과 남미시시피대학 등이 공동으로 벌이는 현장 피해 조사를 도와주고 있는 3대의 ‘시글라이더(Seaglider)’가 그것이다. 시글라이더는 700m 깊이 해저에서 거대한 기름 구름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수집해 연구자들에게 제공한다. 허리케인 계절이 닥치면 무인 수중로봇의 역할은 더 커질 것이다.



시글라이더는 한 번 충전으로 열 달간 수중 탐사 작업을 벌일 수 있다. 활동 영역도 수천㎞를 커버할 수 있다. 얕은 물속은 물론 최대 1000m 깊이의 심해에서도 임무를 수행한다. 수집한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위성을 통해 보낸다. 열대 바다, 극지방 등에서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 해군을 포함해 세계 각국 정부·연구기관이 쓰고 있는 시글라이더는 120기가 넘는다. 미래에는 최대 1년간 연속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고, 활동 영역도 9000㎞가 넘도록 성능이 개선될 예정이다.



로봇은 21세기 전투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육상에선 자율주행 로봇이, 하늘에서는 무인 항공기가, 심해에서도 로봇이 안보와 정보수집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이들을 활용하면 상황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 분석할 수 있으며, 소중한 병력의 손실을 막을 수도 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배치된 미군들은 폭탄제거용 로봇의 활약으로 큰 힘을 얻고 있다.



이같이 전장에서 활발히 쓰이는 로봇이 이제 활동 무대를 물속으로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활용되는 분야도 수중 감시, 정찰, 수중어뢰 제거, 항구 방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고속 무인 잠수로봇도 나왔다. 최근 개발 중인 두 종류의 고속 무인 잠수로봇은 미국 해군연구소 미래해군역량프로그램(FNC)의 일환이다. 직경 12.7㎝의 RILS로봇은 항구에 정박 중인 함정을 접근하는 적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고안됐다. 로봇은 잠재적인 위협이 포착되면 정해진 위치로 이동해 부표를 설치하고 음파 탐지로 적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장치를 작동시킨다. 앞으로는 테러 위협으로부터 상업 항만을 보호하는 데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고속 무인 잠수로봇 MATC는 연안 전투 상황에서 교란 신호를 내보내 적군의 어뢰를 교란하고 유인하는 역할을 한다.



애초 군사용으로 개발됐던 시제품 로봇이 상업화된 경우도 있다. ‘레인저’ 로봇이 대표적이다. 한 사람이 조종한 후 다시 회수할 수 있도록 크기를 소형화함에 따라 가능해진 일이다. 음파 센서를 소형화하고, 배터리를 고성능화해 전체 크기가 작아졌다. 15노트 이상의 속도로 헤엄칠 수 있는 로봇도 개발돼 있다.



이런 무인 수중로봇들은 저비용 고효율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필수다. 모듈(각 부품의 단위) 형태로 따로 공급할 수 있게 개발하는 게 좋다. 유지보수 비용이 경제적이어야 하고, 새롭게 추가 개발되는 기능과 호환 가능해야 한다. 이런 로봇 개발엔 상상력과 뛰어난 기술은 물론 연구기관·기업 간의 원활한 파트너십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콜린 앵글 아이로봇 CEO



◆콜린 앵글(43) CEO는 미국 MIT대 컴퓨터과학 석사. MIT 인공지능연구소에서 함께 일하던 헬렌 그라이너, 로드니 브룩스와 1990년 로봇 제작회사 ‘아이로봇’을 세웠다. 97년 화성에 상륙해 탐사활동을 편 무인로봇 ‘소저너’를 개발했다. 아이로봇의 대표 제품은 전 세계에서 500만 대 이상 팔린 청소로봇 ‘룸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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