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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청소년 국제활동 동아리 ① 제3세계 인권 연구 ‘나마스테’

중앙일보 2010.07.21 00:01 Week& 5면 지면보기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수자타(왼쪽엣 셋째)양과 나마스테 회원들이 손과 얼굴을 활용한 ''WOW(놀랍다)''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정옥 기자]


어느 때보다 대학 입시 전형에서 글로벌 인재의 자질이 강조되는 추세다. 열려라 공부는 국내에서 청소년들이 국제활동을 할 수 있는 동아리들을 소개한다. 첫 번째는 제3세계 인권 문제를 연구하는 동아리, 나마스테다.

책으로 배운 네팔 여성 인권 수자타 만나 직접 알아봤죠



글=이지은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국내로 네팔 학생 초대해 글로벌 봉사활동



“저기 봐! 서울숲이다. 수자타, 기억나? 어제 가봤잖아.” 지난 15일 서울역사박물관 3층 도시모형영상관. 교복을 입은 여학생 10여 명의 재잘거림이 장내를 가득 채웠다. 서울시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축소한 도시 모형을 바라보는 수자타(14·Sujata Neupane)의 눈이 반짝였다. 앙증맞게 자리 잡은 서울숲 모형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함께 다니는 조연희(이화여고 2)양에게 귓속말을 속삭인다.



수자타는 지난 12일 한국을 방문했다. 나마스테가 올 1학기 동안 학습한 ‘네팔 여성의 인권’을 주제로 기획한 행사다. 김수연(이화여고 2)양은 “회원들이 네팔 여성들의 인권의식을 향상시킬 방안으로, 다양한 교육과 체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말했다. 나마스테 한소연(이화여고) 담당교사는 “행동으로 실천하라”는 숙제를 던졌다. 실천 방안을 찾던 회원들이 올 7월 네팔 소녀 수자타의 방한을 성사시켰다. 네팔 밖의 세상을 경험해 인권의식을 기를 수 있도록 도우려는 목적에서다.



제3세계 인권 공부하며 국제 감각 쌓아



나마스테는 제3세계 인권 문제 이해를 주목적으로 하는 청소년 연합동아리다. 매 학기마다 한 가지 주제를 깊이 연구한다. 지난해엔 파키스탄 아동문제와 아프가니스탄 여성문제를 연구·토론했다. 주제가 정해지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추천도서를 활용해 월 2회씩 강도 높은 스터디가 이어진다. 올 1학기엔 네팔 현지에서 활동한 선교사를 초빙해 네팔 여성 인권의 현실에 대한 강연을 들었다. 학생들은 『천 개의 태양』 『사막의 꽃』처럼 제3세계 여성인권 문제를 다룬 책을 읽고 강연에 참여했다. 강연 내용과 독서 내용을 토대로 강사에게 질문하고, 회원들끼리 토론시간도 가졌다.



한 교사는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학생 스스로 국내에서 국제활동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것이 나마스테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활동들은 대학입시에 활용할 포트폴리오 경력이 되기도 한다. 김양은 올 초 나마스테의 활동 경력을 살려 교내 ‘국제활동 포트폴리오 경진대회’에서 1등상을 수상했다. 정유진(이화여고 3)양은 네팔 봉사활동 수기로 서울 중구청장상을 타기도 했다. 이들은 모두 대학의 글로벌리더십전형을 노리고 있다.



동아리의 처음 시작은 단출했다. 2006년 한 교사가 네팔로 자원봉사를 떠날 청소년을 모집한 게 계기였다. 학생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단발성 모임에 그쳤던 자원봉사단체는 제3세계의 인권과 역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스터디 모임으로 변화해갔다.



나마스테의 탄탄한 커리큘럼과 합리적 봉사계획이 알려지면서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서울시가 주관하는 미지센터 ‘청소년 국제활동 동아리’로 선발됐다. 센터 세미나실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특전과 연간 85만원의 동아리 활동비까지 받게 됐다.



회장 김가영(압구정고 2)양은 “방학 동안 네팔로 해외봉사를 나가는 커리큘럼이 있지만, 이에 참여하지 않고 국내 활동을 주로 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고 제3세계의 문제를 매주 연구하며 글로벌 마인드와 봉사정신이 쌓이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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