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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분열적 행동 말라” 홍준표 “민심은 나의 편”

중앙선데이 2010.07.11 02:33 174호 3면 지면보기
10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열린 한나라당 광주·전남·전북·제주권 정책비전 발표회에 앞서 정두언 후보(오른쪽)와 김대식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나흘 앞둔 10일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나선 후보 12명이 광주를 찾았다. 이날 오후 광주·전남·전북·제주권 정책비전 발표회가 열린 광주 5·18기념문화센터 앞에는 대형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섰다. 문화센터 입구부터 행사장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각 후보의 얼굴사진이 들어간 피켓을 든 지지자들이 뒤엉켜 인산인해를 이뤘다.

7·14 한나라 전당 대회 광주서 격돌한 12인의 후보들

광주는 한나라당의 취약 지역이다. 이날 발표회에서 각 후보들은 경쟁적으로 호남과의 ‘특별한 인연’을 내세웠다. 안상수·홍준표 후보는 검사 시절의 부임지로, 나경원·정미경 후보는 본관과 부친의 고향으로 인연을 소개했다. 김성식 후보는 “서울의 광주인 관악갑 출신”이라고 했다. 이혜훈 후보는 “여성으로, 비주류로 소수의 마음을 잘 안다”며 광주와의 연결고리를 내세웠다. 몇몇 후보는 ‘호남 소외론’을 언급하며 표심을 파고들었다.

첫 번째 연설에 나선 친박계 서병수(58·3선) 후보는 연고 대신 ‘지방 출신’임을 언급했다. 그는 “친이·친박 경계를 없애기 위해 나왔다”며 “당이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한 표는 호남 대표에게, 또 한 표는 영남 출신인 저에게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진행 실수로 7분간 예정된 연설을 5분 만에 끝낸 뒤 다섯 번째로 나선 정두언 후보에 이어 2분 남은 나머지 연설을 마쳤다.

남경필 “당 위해 정두언과 단일화”
2강(强)으로 꼽히는 친이계 안상수(64·4선)·홍준표(56·4선) 후보 간 신경전은 광주에서도 뜨거웠다. 먼저 연설에 나선 안 후보는 “전대 과정에서 분열적 행동과 인기에 영합한 발언이 난무한다”며 “정치의 기본은 존중이고 최소한 금도가 있어야 한다”고 라이벌인 홍 후보를 겨냥했다. 홍 후보는 안 후보보다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연설 머리에 내세웠다. 그는 “MBN·서울경제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홍준표가 안상수 후보보다 11.7% 앞선다”며 “민심이 압도적으로 홍준표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성 후보 간 라이벌 대결도 후끈 달아올랐다. 친박 여성 대표로 나선 이혜훈(46·재선) 후보는 마지막에 출마선언을 한 친이계 나경원(47·재선)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이혜훈 죽이려고 누구 내보낸다는 보도가 많았는데 그대로 됐다”며 “친박이니까 죽이라는 오더 정치, 오더 받았다고 나오는 정치를 끝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또 “당내 화합과 경제를 살리지 못하면 2년 후 집권을 하지 못한다”며 “화합과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적임자는 이혜훈뿐”이라고 강조했다.

친이계 정미경(45·초선) 후보는 지방선거 공천 잘못을 거론, “지금 선거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여기에 나왔다”며 “말만 하고 구호만 외친다면 참여정부와 뭐가 다를 게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발표한 남경필(45·4선)·정두언(53·재선) 후보의 단일화 합의도 이날의 주요 화두였다. 정 후보는 “저와 남경필 후보는 초지일관 당의 변화를 얘기해 왔다”며 “각자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한나라당을 신체제로 바꾸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말했다. 남 후보도 “저희 힘으로도 최고위원이 될 수 있지만 기득권을 포기하고 당을 위해 단일화했다”고 강조했다. 자리에 앉아 있던 정 후보는 연단으로 나와 연설을 끝낸 남 후보의 어깨를 끌어안고 양팔을 번쩍 들어올리기도 했다.

두 후보 간 단일화 방식은 여론조사(10~11일 대의원 70%, 일반 국민 30%)로 정하기로 했다. 단일 후보는 11일 오후 발표된다. 그러나 당 선관위 이범관 클린 선거감시단장은 10일 “12명 후보를 포함한 여론조사는 사실상의 선거운동이므로 중단하라”고 양측에 요청했다.

남 후보의 바로 전에 연설한 이성헌(52·재선) 후보는 이들의 단일화를 “명분 없는 짝짓기”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최고위원 나온다고 할 때는 국가를 위해서라더니 대의원에게 묻지도 않고 짝짓기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성헌 “줄세우기 정치 그만”
전남 영광 출신인 이성헌 후보는 또 “말로는 쇄신을 외치면서 벌써 청와대에서 누구를 지시했다든지, 다음 공천에서 누구를 주겠다는 식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면서 “호남의 아들 이성헌이 새로운 한나라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역시 영광 태생인 김대식(48·원외)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 때 호남의 불모지에서 여기 계신 당원 동지 여러분과 눈물을 흘리며 전남 22개 시·군 곳곳을 누비면서 3시간 자면서 다녀 역대 호남 최대 득표를 얻었다”며 “불모지 호남에서 여러분들이 한나라당을 지켰기 때문에 오늘날 한나라당이 있다”고 분위기를 잡았다. 이어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선진국민연대를 언급했다. 김 후보는 “제가 매일 신문에 나오는 선진국민연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회원 463만 명 중 공직에 진출한 사람은 많아도 20명”이라며 “전당대회가 끝난 뒤 당에서 정확하게 조사해서 발표해 달라”고 제안했다.

광주 출신인 정두언 후보는 “여기서 6선 하고 야당 사무총장·원내총무·부의장 지내다 3선 개헌에 반대해 50대 중반에 정계 은퇴해 돌아가실 때까지 책만 읽다 가신 고 정성태 전 국회부의장의 조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 후보는 그러면서 “사람들이 저한테 화끈해서 맘에 든다, 지조 있고 강단 있는 정치인이라고 하는데 그건 바로 민주화 성지 광주 출신이라는 자부심이 있기 때문”이라며 “창업공신 소리 들으면서도 항상 양지를 추구하지 않고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누구보다 먼저 몸을 던지는 정두언을 지지해 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서병수 “한표는 호남, 한표는 내게”
후보들은 소외된 호남 발전의 적임자는 자신이라는 점도 경쟁적으로 내세웠다.
친박계 한선교(51·재선) 후보는 “화합·소통이 여러분에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며 “전라도가 먹고살 수 있게 한나라당이 해야 한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게 최고”라고 주장했다. 이혜훈 후보 역시 “지역 사업 열심히 하려면 예산이 필요한데 자신 있다”며 “어디를 찔러야 돈 나오는지 아는 사람을 지도부 입성시켜 예산 심부름을 시켜 달라”고 호소했다. “이미자는 마지막에 나온다”며 마지막 연설을 한 나경원 후보도 “호남에 오면 가슴이 아프다. 할 일이 너무 많다. 호남의 과제를 확실히 챙기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끝까지 완주하겠다”고 밝힌 ‘초선 쇄신 대표’ 김성식(52·초선) 후보도 “쇄신·화합을 위해 고생하는 여러분에게 한나라당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불쏘시개가 되기 위해, 당과 여러분의 오작교가 되기 위해 여기에 섰다”면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전국적으로 참패했지만 호남에서 희망 불씨를 만들어줬다”고 호남을 치켜세웠다. 그는 “쇄신·화합 제대로 하겠다”며 “친이·친박 싸움판 지도부가 되면 그 안에서 드러누워서라도 싸우지 말라고 외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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