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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수리 중 발견했다는 훈민정음, 골동품 가게서 훔친 것”

중앙선데이 2010.07.11 02:09 174호 12면 지면보기
지난해 11월 배씨가 본지에 공개한 훈민정음 낱장.
2008년 7월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2년여에 걸친 소유권 소송이 일단락됐다(중앙SUNDAY 2009년 11월 29일자 “낱장으로 분해된 국보, 아무도 실체는 모른다”). 6월 25일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 민사부는 ‘상주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조용훈(66)씨의 가게에서 배익기(47)씨가 훈민정음을 훔쳐간 것이 맞다’는 1심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씨는 조씨에게 훈민정음을 인도하고 소송비용을 전액 부담하라고 선고했다. 또한 훈민정음을 인도하라는 명령에 대해 가집행 선고를 내려 항소심 이전에도 조씨 측에서 배씨가 가지고 있는 훈민정음을 찾아 갈 수 있게 했다.

‘상주 훈민정음’ 분쟁 2년째, 소유권 민사소송 1심 판결

소송에 휘말린 훈민정음은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국보 70호 훈민정음 해례본과 동일한 판본으로 2008년 7월 배씨가 ‘집수리를 하던 중 발견했다’며 공개했다. 이 소식을 들은 조씨가 ‘그 책은 우리 가게에서 훔쳐간 것’이라며 배씨를 상대로 절도혐의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배씨는 무고죄로 맞고소했다. 이 소송(형사소송)은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인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양측 모두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자 11월 조씨 측에선 물품인도 소송(민사소송)을 시작했다. 법원은 1심 판결 한 달 전 책을 50대 50으로 나눠 가지라는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지만 배씨가 거부했다.

조씨 측 박진 변호사는 “완전히 이겼다. 이 정도면 항소심에서도 뒤집어질 일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책을 안전하게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훈민정음을 둘러싼 2년에 걸친 소송에서 정작 훈민정음은 한 번도 완전한 모습으로 공개된 적이 없다. 책을 소유하고 있는 배씨가 공개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그는 책을 낱장으로 분해해 한두 장만 공개했다. 경찰 수사도, 민·형사 재판도 훈민정음 없이 진행됐다.

6일 항소서를 접수한 배씨는 “억울하다. 끝까지 갈 거다. 내 것이니까 당연히 항소한다”고 했다. 훈민정음에 대한 질문에는 “책에 대해선 어떤 답도 할 수 없다. 할 말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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