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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간 축구 태풍, 600만 관중 돌파 이상무

중앙선데이 2010.07.11 01:59 174호 16면 지면보기
지난달 11일 개막해 전 세계를 열광시킨 2010 남아공 월드컵이 12일 열리는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린다. 월드컵이 세계를 지배하는 동안에도 프로야구는 계속됐다. 스포츠 팬들이 붉은 셔츠를 입고 ‘대~한민국’을 외치는 동안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아무 일 없지는 않았다. 월드컵 종료에 대비한 프로야구 총정리.

대한민국이 월드컵에 빠졌을 때 야구장에선

더위 먹은 호랑이, 16연패 치욕
디펜딩 챔피언의 갑작스러운 몰락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연패의 늪. 그 시작부터 암담했다. KIA는 지난달 1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1로 앞선 9회 말 3점을 내줘 역전패했다. KIA 에이스 윤석민은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러나 구원투수의 난조로 승리를 날리자 분을 참지 못했다. 윤석민은 주먹으로 문을 내리쳤다. 오른쪽 새끼손가락 골절. 이 경기를 시작으로 KIA는 지는 일이 일상이 됐고, 29일 광주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도 져 2000년 KIA의 전신인 해태가 기록한 최다연패 기록(9연패)마저 거뜬히 넘어섰고, 16연패까지 내달렸다. 역대 최다 연패인 18연패(삼미, 1985년)에까지 다달았으나 9일 한화와 홈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간신히 연패에서 벗어났다.

KIA는 1군 운영팀장을 교체하고 일본프로야구 출신의 마쓰바라 타격 인스트럭터를 초빙하는 등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한번 빠져든 늪에서 발을 빼기란 어려웠다. 윤석민뿐 아니라 지난해 최우수선수(MVP) 김상현과 4번타자 최희섭 등이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선수층이 얇아 그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월드컵이 개막되기 전 KIA는 3위였다. 10일 현재 6위까지 떨어져 포스트시즌 진출도 쉽지 않은 형편이 됐다. 반면 월드컵을 앞두고 KIA와 공동 3위였던 삼성은 12연승을 달려 희비가 엇갈렸다.

6월 관중수, 지난해와 비슷 ‘선전’
월드컵 개막 다음 날인 6월 12일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인 243경기 만에 관중 300만 명을 돌파했다. 6월 한 달 동안 경기당 관중은 9361명으로 5월(1만4943명)에 비해 37% 감소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의 9740명과 비교하면 거의 줄지 않았다. 월드컵 기간 중의 흥행 성적이라는 걸 감안하면 성공적인 편이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이후 네 차례 대회에서 해당연도 프로야구 관중은 어김없이 크게 줄었다. 올해는 좀 달랐다. 월드컵이 막바지에 이르자 관중 수도 서서히 회복했다. 올스타전(7월 24일 대구 구장) 입장권의 인터넷 예매분량 8500장은 2시간40분 만에 다 팔렸다.

박찬호
시즌 전체 관중 수는 어떨까. 지난해 세운 592만5285명을 넘어서 역대 최다관중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까지 319경기에서 367만849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한 경기 평균 1만1507명 수준이다. 수치상으로는 612만 명까지 가능하며 인기 구단 롯데·LG·KIA의 4위 다툼이 막판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목표했던 650만 관중 달성도 가능할 전망이다.

류현진·이대호 트리플 크라운 사정권
2006년 투수 류현진(한화)과 타자 이대호(롯데)는 나란히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국보 투수’ 선동열 이후 처음으로 투수 부문 주요 타이틀 3개(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를 모두 휩쓸었다. 이대호는 홈런·타점·타율 등 타격 3개 부문에서 1위를 했다. 4년이 지난 2010년, 두 선수는 또다시 함께 트리플 크라운에 도전하고 있다.

류현진은 10일 현재 다승(11승)·평균자책점(1.69)·탈삼진(133개) 모두 1위에 올라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노리고 있다. 소속팀 한화가 하위권에 머물러 있고 승률이 낮은 상황이어서 다승 타이틀을 따기가 가장 어렵다. 다승 타이틀만 따내면 트리플 크라운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대호는 9일까지 홈런 1위(26개), 타점 2위(80개), 타율 1위(0.363)를 달리고 있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같은 팀에 있다. 홈런 3위(21개), 타점 1위(91개), 타율 2위(0.353)에 오른 홍성흔이다.

김태균, 올스타 투표 1위 … 이승엽은 2군행
김태균(지바 롯데)은 일본 진출 첫 해에 적응을 완전히 마쳤다. 지바 롯데의 붙박이 4번 타자로 나서고 있는 김태균은 9일 현재 70타점으로 타점 선두에 올라 있다. 홈런은 18개로 2위다. 김태균은 한국인 선수 최초로 일본 진출 첫 해 팬투표로 올스타 투표 1위에 선정돼 23, 24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출전한다.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은 감독 추천으로 2년 연속 올스타전에 나선다.

이승엽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주전 1루수 자리를 빼앗긴 채 대타·대수비 요원으로 시즌을 맞이했다. 이승엽은 타율 1할대의 부정확한 타격을 보였지만 간간이 홈런을 치며 장타력이 변함없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계속해서 안타를 치지 못하자 지난달 21일 결국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승엽은 2군 경기 6경기에서 홈런 3개를 때리는 등 절치부심하며 1군 복귀를 노리고 있다.

SK 이만수 코치는 2군으로
SK는 6월 18일 이만수 수석 코치를 2군 감독으로 내려 보내고 계형철 2군 감독을 수석 코치에 임명했다. SK가 2006시즌이 끝난 뒤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수석 코치를 동시에 임명했을 때 야구계에서 “후임 감독까지 염두에 둔 인사”라고 판단한 점을 감안하면 다소 놀라운 인사다. 김성근 감독은 “나 혼자 결정했다. 그동안 생각해 왔던 일이다. 이만수도 언젠가 감독이 될 것이며 징계성 조치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보직 교체에 대한 해석은 갖가지다. 구단과의 갈등설도 없지 않았다.

엄지 부상 추신수, 올스타전 출전 놓쳐
추신수(클리블랜드)는 3일(한국시간) 오클랜드와의 경기에서 수비 도중 몸을 날려 타구를 잡다 오른손 엄지가 꺾였다. 이튿날 15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결과 인대가 손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추신수는 이 부상 때문에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 기회를 놓쳤다. 그러나 클리블랜드 구단은 7일 정밀진단 결과 인대가 찢어지지 않아 수술은 필요 없다고 발표했다. 결장 기간도 당초 예상됐던 두 달보다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 출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뉴욕 양키스)는 월드컵 기간 내내 부진했다. 시즌 초반 오른쪽 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을 겪은 뒤로는 큰 점수차로 지거나 이길 때 나오고 있다. 양키스가 가졌던 ‘필승 카드’로서의 기대치는 크게 떨어졌다. 중요한 순간에 나서는 셋업맨이 아니라 패전처리나 롱릴리프 투수로 나서고 있다. 9일 현재 시즌 20게임에 나서 1승1패, 평균자책점 6.41을 기록 중이다. 현지 언론에선 부상 복귀 뒤 구속 저하와 제구 난조 모두 겹쳐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LG, 월드컵 개막 나흘 뒤 안성덕 사장 교체
월드컵 개막 나흘 뒤인 지난달 15일 LG는 전격적으로 안성덕 대표 대신 전진우 LG상사 부사장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안성덕 대표는 건강상의 문제를 사유로 휴직했다고 한다. 그러나 첫해 7위에 머무르는 등 팀 성적은 변함없이 부진했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도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LG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표를 낸 전임 김영수 대표에 이어 2대 연속 대표가 중도 하차하고 말았다. LG는 안 대표가 휴직한 뒤 곧바로 전진우 신임 대표이사를 임명했다. 논란이 따를 수도 있는 인사 결정은 언론의 관심이 다른 곳에 쏠려 있을 때 이뤄질 경우 비교적 파문이 적다. LG처럼 큰 구단에서 두 차례 연속 사장을 시즌 중에 교체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이었다.

음주운전 사고 정수근, 방송서 퇴출
정수근이 해설자로 복귀해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음주운전 사고를 냈다. 정수근은 6월 13일 새벽 혈중 알코올 농도 0.125%(면허 취소에 해당) 상태에서 자신의 차로 택시를 들이받았다. 정수근은 지난해 9월 1일 KIA와의 경기가 끝난 뒤 술을 마시고 술집 종업원과 다투어 말썽을 빚었고 결국 롯데에서 퇴출됐다. KBO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처분을 받자 은퇴를 선언했다. 정수근은 한 케이블 방송과 계약을 하고 지난달 7일 잠실에서 열린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통해 해설가로 데뷔했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는 바람에 한 경기 만에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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