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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식 예금에 묻어두다 고금리 상품 나오면 갈아 타라

중앙선데이 2010.07.11 01:42 174호 26면 지면보기
‘인상이라고 쓰고 정상화라고 읽는다’. 9일 오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2%에서 2.25%로 올린다는 발표 직후 나온 토러스투자증권의 보고서 제목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의미를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가는 신호로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화증권도 ‘어차피 맞을 매였다. 다만…’이란 제목으로 보고서를 냈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기는 했지만 한은이 머지않아 금리를 올릴 것이란 점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뜻이다.

기준 금리 0.25%P 인상, 투자전략 긴급 점검

시장의 진짜 관심은 한은의 다음 행보다. 얼마나 빠른 속도로, 얼마나 많이 올릴 거냐는 것이다. 나라 밖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금리의 결정권을 쥔 한은도 이 문제에 정확한 답을 갖고 있지 않다. 일단 다음 달엔 한은이 금리 인상보다는 동결로 쉬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시장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은 9~10월께 한 번, 11~12월께 한 번, 이렇게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는 것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연말까지 총 세 차례 0.75%포인트 올라 연 2.75%에 도달한다. 한은이 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더라도 연말까지 연 3%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하지만 유럽발 위기가 의외로 빨리 진정되고 세계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해소될 기미가 보인다면 다음 달 전격 금리 인상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실 기준금리가 연 3%라고 해도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인 2008년 8월(5.25%)에 비하면 많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랫동안 2%의 초저금리에 투자자들이 길들여졌다는 점이다. 항생제를 너무 오래 쓰면 저항력이 떨어진다. 체력이 약하면 조그만 충격에도 휘청거릴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예금·대출·주식·채권·부동산·원화값·파생상품·실물투자의 여덟 가지 측면에서 ‘금리 상승기에 대처하는 투자 전략’을 긴급 점검했다.

1 예금… “단기 금융상품과
회전식 예금 활용하라”

각 은행은 12일 이후 예금금리를 일제히 조정할 계획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당분간 만기가 짧은 금융상품이나 회전식 정기예금에 맡겨뒀다가 예금금리가 충분히 올랐다는 판단이 서면 장기 금융상품으로 갈아탈 것을 권했다.

이관석 신한은행 재테크팀장은 “한은이 계속 기준금리를 올리고 예금금리도 뒤따라 오를 것에 대비한다면 회전식 정기예금이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기회를 엿보다가 금리가 높은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6개월의 회전주기를 정해놓고, 주기가 돌아오면 원금과 이자를 찾았다 다시 맡기는 방식으로 돈을 굴린다. 이렇게 하면 중도에 해지해도 이자 손해가 적다.

이정걸 국민은행 재테크팀장은 “안정성을 중시한다면 양도성예금증서(CD),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노린다면 우량 기업이 발행한 기업어음(CP)이나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회사채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 은행들은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당분간 예금금리 인상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 대출… “15일 이전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라”

이관석 팀장은 “이왕 은행에서 변동금리로 돈을 빌릴 계획이 있다면 최대한 서둘러 이달 15일 이전에 코픽스 연동 대출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미 CD금리를 기준으로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사람은 코픽스 대출로 갈아타는 것을 적극 고려할 만하다.

같은 변동금리 대출이라도 기준금리를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이자 부담이 크게 달라진다. CD금리는 매일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9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CD금리는 곧바로 0.17%포인트 뛰어올랐다. CD금리를 기준으로 1억원을 대출받았다면 연간 17만원의 이자 부담이 커졌다는 뜻이다.

반면 코픽스는 전달의 은행 자금 사정을 따진 것이어서 6월 기준은 7월 15일, 7월 기준은 8월 15일에 나온다. 한은의 금리 인상이 반영되려면 한 달 넘게 시차가 있다는 얘기다. 코픽스를 기준으로 결정한 대출금리는 대개 6개월 동안 유효하기 때문에 이달 15일 전에 대출을 받으면 내년 1월 초까지는 비교적 낮은 금리로 돈을 쓸 수 있다. 이정걸 팀장은 “코픽스에는 ‘잔액 기준’과 ‘신규 취급액 기준’의 두 종류가 있는데 금리의 변동성은 신규 취급액 기준이 심하다”며 “따라서 금리 상승기에는 잔액 기준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3 주식… “은행·보험주 투자 비중
늘려야 할 때”

보통 금리 인상은 주식시장에 부정적이다. 돈줄을 조여 증시에서 돈을 걷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은 다를 것이란 주장도 만만찮게 나온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이번 금리 인상은 하반기 경기 성장에 대한 한은의 자신감이 담겨 있다.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금리 인상 소식에도 오히려 1.43%(24.37포인트) 올랐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과거 국내외 사례를 분석하면 금리 인상 후 주가가 잠시 주춤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상승했다”며 “일시적으로 주가가 떨어진다면 주식이나 주식형 펀드에 추가 투자하는 기회로 삼을 만하다”고 말했다.

업종별로는 은행주나 보험주를 추천하는 전문가가 많았다. 은행의 경우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이가 커질수록 이윤이 많아진다. 보험사는 고객이 맡긴 돈을 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기가 좋아진다. 송준훈 동양종금증권 프라이빗뱅커(PB)는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이런 기업은 금리가 올라도 이자 부담이 별로 늘지 않아 경쟁사에 비해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는 얘기다.

4 채권… “물가연동채권을 노려라”
금리와 채권값은 반비례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싸진다. 이미 채권에 투자한 사람은 울상을 짓겠지만 새로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는 많아질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 금리 전망이다. 채권값이 더 싸질 것으로 판단한다면 채권 투자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채권을 사려는 사람은 금리가 충분히 오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낫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채권형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금리가 오를 것이란 판단이 우세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9일이지만 이미 지난달 말부터 채권시장에서 시장금리가 반등한 것을 감안해야 한다. 채권시장이 한은의 정책 변화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먼저 움직였다는 얘기다.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한은의 분석이 맞다면 물가연동채권이 유망한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류남현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 부장은 “개인이 물가연동채권에 투자하면 세금 계산 후 적게는 연 3.85%, 많게는 7.19%까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성민 대신증권 컨설팅랩 과장은 “금리가 오르면 채권 수익률이 따라 오르는 변동금리부 채권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5 부동산… “대출 비중 높은
투자는 신중하라”

한은의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도 악재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을 사려는 수요는 줄고, 팔려는 수요는 늘어나는 게 일반적이다.

최은영 메리츠종금증권 부동산연구소 박사는 “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부동산 구입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 박사는 “아파트 등에 장기 투자하는 경우 가계 자금흐름을 잘 따져봐야 한다”며 “공격적으로 투자했다가 이자 부담이 커져 자칫 자금계획에 차질을 빚으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종류에 따라 금리 인상의 영향은 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실수요보다는 투자재 성격이 강한 상품일수록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진다”며 “일반 아파트보다는 재건축 아파트가 금리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상가는 금리 인상에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지만 토지는 상대적으로 둔감할 것”이라며 “땅주인들은 대체로 재산이 많은 사람들인 데다 토지에 대한 은행 대출한도도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 원화값… “연말에 달러당
1080~1150원 전망”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은 원화값 상승(환율 하락)을 자극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금의 움직임에 변화를 주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금은 대체로 수익률(금리)이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흐른다. 금리가 오르면 외환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많아지는 배경이다.

더구나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해 당분간 금리를 올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칫 ‘더블딥(이중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비관론도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이 연말까지 추가로 금리를 올리고 선진국은 동결한다면 국내외 금리 차이는 더욱 벌어진다.

다만 환율에는 금리 외에 다양한 해외 변수가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를 올려왔던 호주·캐나다·인도의 경우 5~6월 일제히 통화 가치가 하락했다. 브라질은 4월 말 0.75%포인트 금리 인상 이후 통화가치가 떨어졌다가 지난달 추가로 금리를 0.75%포인트 높이자 이번에는 통화가치가 올랐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자국의 금리 인상 결정보다 유럽사태 등 외부 불확실성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말 원화값을 달러당 1080~115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7 파생상품… “보험업을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관심”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워런트(ELW) 등 파생상품의 투자 전망은 결국 주식시장과 연결된다. 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재가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ELS나 ELW의 투자 비중도 줄일 필요는 없다.

오태훈 HMC투자증권 강남센터 차장은 “금리 인상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이나 보험 업종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신동성 한국투자증권 PB는 “원금 까먹기가 싫어 원금보장형 ELS를 고집하는 투자자라면 최소 보장 수익률이 작더라도 주가가 오른 만큼 수익을 모두 돌려주는(참여율 100%) 상품을 선택하라”고 권했다. 그는 또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주 ELW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8 실물투자… “선진국 경기 회복하면
원자재 펀드 유망”

보통 물가가 오를 때는 금융자산보다 실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물건값과 돈값은 반비례 관계여서다. 실물의 대표적인 예로 금을 들 수 있다. 그런데 금값에는 해외 경제동향과 환율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말 온스당 1261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들어 1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달 말엔 유럽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한국 경제의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원화값이 상승(환율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금 투자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기가 계속 부진하면 국제 원자재 수요도 늘어나기 어렵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제 상품 가격 하락세에는 글로벌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큰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강길환 미래에셋증권 WM센터장은 “실물이 전통적으로 물가 상승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이란 점을 생각하면 선진국 경기가 회복하는 시점에 원자재 펀드나 원자재를 기초로 한 파생결합증권(DLS)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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