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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약으로 배부른 느낌 주면서 1인분에 110~120㎉

중앙선데이 2010.07.11 01:38 174호 28면 지면보기
여름이 오면 다이어트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옷이 짧아지며 팔다리가 드러나는 ‘노출의 계절’이라서다. 긴 옷을 입을 땐 적당히 가려졌던 자신의 뱃살과 허벅지살 등을 새삼 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족·친구와 함께 떠난 피서지에서 몸매 노출에도 신경이 쓰인다.

먹으면서 살도 빼는 ‘저열량 다이어트면’

그렇다고 무작정 굶고 보는 식의 다이어트는 금물이다. 굶는 다이어트는 역효과를 부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유일한 해법은 먹으면서 살을 빼는 식사조절이다. 이때 먹는 양과 종류를 잘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되도록 적게 먹으면서 배는 고프지 않은 음식을 찾게 마련이다.

최근 식품회사들은 여름철 다이어트 수요를 겨냥해 열량(칼로리)을 크게 낮춘 다이어트면을 잇따라 내놨다. 재료는 곤약이 주종을 이룬다. 묵과 비슷하게 생긴 곤약은 수분이 90% 이상이고 영양소는 거의 없다. 덕분에 1인분을 다 먹어도 열량 섭취는 110~120㎉에 불과하다. 곤약은 배 속에 들어가 쉽게 팽창하기 때문에 조금만 먹어도 배부른 느낌을 주는 장점이 있다.

한윤수 사조대림 곤약 담당 PM(프로젝트 매니저)은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곤약 관련 제품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라며 “메밀소바 외에도 떡볶이 등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간 제품의 원료를 곤약으로 대체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약나물 땅속줄기가 주원료
곤약의 주원료는 구약나물의 땅속줄기다. 감자와 비슷하게 생겨 ‘구약 감자’라고도 부른다. 이것을 말린 뒤 가루로 빻아 응고제를 섞어 끓이면 곤약이 된다. 묵처럼 말랑말랑하게 탄력이 있으면서 쫄깃한 맛을 낸다.

곤약에는 ‘글루코만난’이란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글루코만난은 수분을 대량으로 빨아들여 부풀어 오르는 성질이 있다. 곤약을 먹으면 쉽게 포만감을 느끼는 이유다. 또 몸 안에서 부피가 커지면서 장운동을 촉진해 변을 보기 쉽게 해준다. 보통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량을 줄이면 변비가 생기기 쉽지만 곤약은 변비 예방에 좋기 때문에 다이어트용 식품으로 권장된다.

곤약은 당뇨병에도 효능이 있다. 곤약과 다른 음식을 함께 먹으면 글루코만난 성분에 의해 다른 음식이 위와 장을 통과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그러면 소화관에서 영양소를 흡수하는 시간이 길어져 식후에 혈당치가 갑자기 상승하는 것을 막아준다. 글루코만난 자체는 대부분 영양소로 흡수되지 않고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곤약이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곤약은 차가운 성질의 음식이어서 체질이 차가운 사람은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방에선 태음인과 소양인에 속하는 사람들이 곤약을 먹으면 좋다고 한다. 곤약은 영양소가 적은 만큼 자칫 영양 불균형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도 있다. 내 체질에 약이 되는 음식 222가지의 저자 김달래 박사(한의학)는 “평소에 설사를 잘하는 사람은 곤약을 먹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일본엔 곤약젤리·쌀·수프도 있어”
곤약은 다이어트와 변비예방 등 각종 효능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선 관련 제품의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 곤약 자체로는 맛이 별로 좋지 않아서다. 조리법을 잘 아는 사람도 드물었다. 몸에는 좋다고 하지만 억지로 자주 먹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일본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곤약이 다른 음식의 맛과 향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이용해 다양한 제품을 개발했다. 한윤수 곤약 PM은 “일본에선 곤약 관련 업체가 1800여 곳이나 되고 시장 규모도 2조5000억원이 넘는다”며 “면은 물론 곤약젤리에서 쌀·수프 등도 나와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식품업체들도 곤약 제품의 맛을 좋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면 제품이 중심이다. 곤약 면은 라면처럼 건조 상태에서 끓는 물에 삶는 방식이 아니라 봉지에서 바로 꺼내 먹을 수 있는 생면으로 판매한다. 수분이 많은 곤약의 특성 때문이다.

한성기업은 냉장 유통 물냉면 제품인 ‘저칼로리 파래곤약’을 출시했다. 곤약에 파래 분말을 섞어 면을 뽑고, 동치미맛 육수와 연겨자 등을 넣었다. 한 봉지에 2인분이 들어 있는데 열량은 1인분에 120㎉다. 면을 찬물에 여러 번 헹궈 물기를 뺀 다음 그릇에 담고, 봉지 속에 면과 함께 들어 있는 육수를 부으면 된다. 이 회사 조한진 이사는 “최근 웰빙 분위기에 맞춰 국산파래를 첨가한 제품을 개발했다”며 “일반 곤약 제품에 비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무원식품도 ‘삶지 않고 바로 먹는 물냉면’을 판매 중이다. 하얀 곤약으로 만든 냉면에 동치미 육수와 겨자소스·참깨·김조각 등을 담아 냉장으로 유통한다. 한 봉지에 2인분이고, 열량은 1인분 기준 110㎉다. 일반 냉면 제품(400~500㎉)에 비해 열량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합성착향료와 MSG(글루탐산나트륨)를 넣지 않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사조대림은 곤약과 볶은 메밀가루를 섞어 면을 뽑은 메밀국수를 선보였다. 조리할 필요 없이 면을 찬물에 여러 번 헹궈 물기를 빼고 바로 먹으면 된다. 가쓰오부시(가다랑어포)로 맛을 낸 메밀장과 대파·김조각·무즙 등을 섞은 건더기 수프도 들어 있다.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상온에서 보관이 가능하다. 한 봉지에 메밀국수 한 덩어리가 들어 있으며, 열량은 54.21㎉다. 일반 식당에서 메밀국수 1인분에 면 두 덩어리를 주는 것과 비교하면 양이 적을 수 있다. 하지만 포만감을 쉽게 느끼는 곤약의 특성을 감안하면 조금 아쉬운 듯해도 한 끼를 때울 만해 보인다.

사조대림은 면이 아닌 조리용 곤약 제품으로 ‘그대로 담아 신선한 생곤약’과 ‘5가지 곡물(보리·조·현미·검정콩·기장)을 담은 오곡곤약’도 내놨다. 봉지에 들어 있는 고추장·참깨 소스를 이용해 바로 먹을 수도 있고, 가정에서 다른 재료와 함께 요리하기에도 좋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275㎉짜리 밀가루 국수도 개발
농심은 20~30대의 날씬해지고 싶은 여성을 겨냥한 ‘미인국수 275’를 선보였다. 제품명에 있는 대로 1인분의 열량은 275㎉다. 주원료가 밀가루여서 곤약면에 비하면 열량이 다소 높다. 하지만 성인 기준 하루 권장 열량 섭취량(2000~2500㎉)에 비하면 열량이 낮아 다이어트 효과가 크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의 종류는 건조한 국수에 뜨거운 물을 부어 익혀 먹는 즉석 용기면이다. 시원한 느낌의 멸치국물에 우뭇가사리를 국수처럼 가늘게 가공한 한천과 버섯을 곁들여 맛을 더했다.

이 회사 제품마케팅부문장인 김학성 상무는 “‘미인국수 275’는 국내 면 제품 가운데 최초로 체중조절용 조제식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열량만 적은 게 아니라 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등 다이어트에 필요한 다른 영양소까지 골고루 갖고 있다”며 “이제 가볍게 국수를 즐기면서 몸매관리에다 체중조절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체중조절용 식품이란 체중의 감소 또는 증가가 필요한 사람을 위해 식사의 일부나 전부를 대신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영양소를 더하거나 뺀 것을 말한다. 국수·라면 같은 면 제품은 대개 뜨거운 물로 조리하기 때문에 비타민·무기질 같은 성분이 고온에 파괴되기 쉽다. 따라서 면 제품으로 체중조절용 식품의 기준을 맞추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농심은 “‘미인국수 275’에는 각종 비타민과 엽산이 하루 권장섭취량의 25%, 단백질·칼슘·철분은 10%가 들어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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