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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정 교수 기고 … LG, 다음 과제는

중앙일보 2010.07.09 03:00 경제 9면 지면보기
LG는 한국의 주요 그룹 가운데 DNA 차원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이뤄냈다. 1995년 취임한 구본무 회장이 ‘정도경영을 통한 일등 추구’를 경영이념으로 선포하면서 인화와 단결이 강조되던 LG에 공격적이고 성과지향적인 가치가 주입되기 시작했다. 2003년 GS그룹, LS그룹과의 분리작업을 통해 LG는 전자·화학을 주력사업으로 이에 걸맞은 조직문화 변화 및 경영시스템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15년이 지난 지금 LG는 매출은 4배, 시가총액은 10배 증가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외형만 본다면 한국 내 다른 그룹들의 성공스토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LG가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은 LG의 태생적 DNA인 ‘인화단결’이라는 온정적이고 가족주의적인 문화에서 정반대 성격을 갖는 성과주의 문화로의 성공적인 변화를 이룩했다는 점이다.


‘빠른 추종자’에서 ‘선도자’로 변신해야

LG의 주력기업 중 하나인 LG전자는 공격적이고 경쟁적이며 성과지향적인 문화를 추구했다. 그 결과 LG전자의 매출은 지난 15년간 5조원대에서 56조원으로 10배 이상 성장했다. 그러나 2009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실적 악화로 LG전자는 커다란 시련을 겪고 있다. LG전자가 직면한 위기의 의미는 크다. 양적 확대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춘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 전략으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창의성에 바탕을 둔 ‘선도기업(first mover)’만이 시장을 이끌어갈 수 있다.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창의성에 의존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LG의 경영이념이었던 ‘인간존중’의 중요성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LG화학 등 일부 계열사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LG화학은 기존의 석유화학사업에서 2차 전지라는 신소재 사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에 앞서 구성원들이 서로 신뢰하며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했고, 이것이 이후의 스피드 경영을 뒷받침했다. 이런 변화는 LG의 태생적 DNA인 ‘인화’와 새롭게 주입된 DNA인 ‘일등 LG’의 창조적인 결합이 조직의 성과와 연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해 준다.



백윤정 교수 경북대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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