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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조카 '한-러 대화' 참석 차 방한, 기업들 '모시기 경쟁' 벌여

중앙일보 2010.07.09 01:26 종합 8면 지면보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조카 베라 푸티나(24·앞줄 가운데)가 2일 방한했다. 고려대가 주최한 ‘한-러 대학생 대화’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처음 찾은 그녀는 기업인들의 만찬에 초대되는 등 VIP 대접을 받았다. 한복과 한국 음식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푸티나는 8일 러시아로 귀국했다. 왼쪽은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 [고려대 제공]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의 여조카가 한국을 방문했다.



8일 고려대에 따르면, 이 대학의 ‘한ㆍ러 대화(KRDㆍ위원장 이기수 고려대 총장)’에서 2~8일 주최한 ‘한국ㆍ러시아 대학생 대화’ 행사에 베라 푸티나(24)가 참가했다. ‘한ㆍ러 대화’는 양국 정상의 합의에 의해 올해 처음 발족한 민관산학 협의체다. 푸티나는 전 러시아 연방 청년연합의회 임원 자격으로 1일 한국에 왔다. 고려대 측은 “푸티나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 젊은이들이 모이는 행사인 ‘셀리게르 포럼’을 주관하는 등 청년 문제에 관심이 많아 특별히 초청했다”고 전했다. 푸티나는 8일 오후 러시아로 돌아갔다.



그녀는 푸틴 총리의 사촌 형제의 딸이다. 한눈에 봐도 푸틴 총리를 쏙 빼닮았다. 푸티나는 푸틴 총리가 나온 상트페테르부르크대에서 언론정보학을 공부했다. 졸업 후 푸틴 총리가 이끄는 ‘통합 러시아당’에 입당해 당 기관지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다. 통합 러시아당의 차세대 지도자군에 꼽힌 엘리트다. 푸틴 총리도 그녀를 무척 아낀다고 한다.



당초 고려대 측은 푸티나의 언론 인터뷰를 추진했으나 러시아 측이 경호상의 이유로 외부에 알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해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푸티나는 다른 일행과 떨어져 롯데호텔에 묵었다. 늘 한국 측 수행원 한 명을 대동하고 다녔다. 함께 온 러시아 학생들은 서울 종암동의 홀리데이 인 서울 호텔에 묵었다. 러시아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과 롯데그룹은 푸티나를 위해 만찬을 열기도 했다.



푸티나는 인사동에서 한복을 사기도 했다. 그녀는 "한복이 정말 예쁘다. 다음 한국 행사 때는 한복을 입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고려대 관계자는 "매운 음식 등 한국 음식을 좋아해 다양한 요리를 맛보고 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용하지만 똑똑하고 카리스마 있는 성격"이라고 덧붙였다.



한ㆍ러 대학생 대화는 양국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한국과 러시아에서 각각 20명씩 선발된 대학생들이 6박7일간 양국 관계에 대한 강연을 듣고 토론한 뒤 안건을 정리해 11월 예정된 한ㆍ러 대화 포럼에 제출된다.



이 행사는 지도자 교류 역점 사업이기도 하다. 러시아의 경우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 블라디보스토크와 노보시비르스크 등에서 필기와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또 한국 학생들도 4~5개 대학에서 추천을 받아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국제관계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을 선발했다. 이들은 서울과 제주를 오가며 러시아 대사관 등 양국의 역사가 얽힌 유적지를 방문했다.



푸티나는 개막식과 폐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으며 “젊은이들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이 행사의 한국측 조정위원장이기도 한 이기수 총장과 학생들의 면담 자리에 함께 하기도 했다. 푸티나는 다음 번 한국에서 열릴 한-러대화’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김효은 기자 hyo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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