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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옥살이 납북 어부, 간첩 누명 벗어

중앙일보 2010.07.09 01:00 종합 18면 지면보기
간첩으로 몰려 16년 동안 감옥 생활을 했던 납북 어부가 26년 만에 누명을 벗었다.


26년 만에 “고문으로 위증” 판결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이강원)는 8일 국가보안법 위반(간첩) 혐의로 기소돼 1984년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은 정모(69)씨의 재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옛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는 정씨를 불법 감금하고 각종 고문과 가혹행위를 해 허위 자백을 받아냈다”며 “검찰이 작성한 정씨의 피의자신문조서 등은 모두 증거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정씨는 권위주의 통치시대의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1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도소에서 큰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가 범한 과오에 대해 진정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정씨는 65년 10월 서해 비무장지대에서 조개잡이를 하다가 납북됐고 한 달 뒤 귀환했다. 그런데 납북됐다 귀환한 지 18년 만인 83년, 월북한 7촌 숙부와 만났다는 혐의로 안기부에서 정씨를 강제 연행했다. 정씨는 38일 동안 불법 구금돼 물고문 등을 당한 끝에 “군사기밀을 탐지해 남파된 숙부에게 보고하고 공작금을 받았다”고 허위 자백했다. 정씨는 무기징역형을 받은 뒤 16년을 복역하고 98년 가석방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이 사건의 진실 규명을 결정하면서 정씨는 지난해 재심을 청구했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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