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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 온 찜통더위 … 건강관리 주의보

중앙일보 2010.07.09 00:42 종합 20면 지면보기
8일 오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조선해양㈜의 육상건조장. 엘리베이터를 타고 25m 높이의 8만t급 벌크선(곡물·광석 등 운반선) 갑판에 올라가자 뜨거운 열기가 확 불어온다. 몇 발자국을 걸어가자 구두 밑이 뜨겁다. 갑판에서는 근로자들의 용접·그라인딩 작업으로 불꽃이 튀고 굉음이 울린다.



근로자들은 작업화에 마스크, 가죽옷으로 무장했다. 갑판 위 근로자들에게는 고무 호스가 연결돼 있다. 가죽옷 안에 착용하고 있는 ‘에어쿨링재킷’에 시원한 바람(5도 정도)을 불어넣는 호스다. 한영석(37·자동용접 2반)씨는 “갑판의 철판 온도는 계란이 익는 60도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에어 재킷을 입지 않으면 작업할 수 없다”고 말했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전국이 더위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창원시 STX조선해양은 수요일마다 수박 1000통을 구입해 냉장한 뒤 목요일 낮에 5500여 명의 현장 근로자에게 공급한다. 화·금요일에는 시원한 미숫가루를 제공하고 있다. 7~8월 두 달 동안 구내식당에서는 삼계탕·장어국·한방 돼지갈비찜·삼겹살 마늘구이 등 보양식을 내놓는다.



이 회사 박한규(48) 홍보팀장은 “날씨와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조선업의 특성상 근로자들의 건강과 작업 능률을 고려해 보양식과 냉방용품 구입에 10억원 정도를 쓴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기온에 따라 점심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오전 11시50분에 온도를 측정해 28.5도 이상이면 점심식사 시간을 30분 늘린다.



자치단체들은 폭염으로 발생하는 환자 발생에 비상이 걸렸다.



대전시는 폭염주의보와 경보가 발령되면 노인들을 관리하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 등에게 실시간으로 문자로 알려주는 ‘크로샷 서비스’를 가동하고 있다. 문자메시지를 받은 89명의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는 2470여 명의 독거노인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응급사태 발생 시 행동요령을 알려준다. ‘무더울 땐 이렇게 행동하세요’라는 행동요령을 적은 책자 3000부도 노인종합복지관·경로당 등에 배포했다.



충북도는 마을회관과 경로당·관공서 등 2580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해 노인과 임산부·환자들이 쉴 수 있도록 했다.



경기도 수원소방서는 폭염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열 손상 환자용 응급처치 장비인 얼음조끼·생리식염수 등 9종의 치료물품을 갖춘 콜앤쿨(Call & Cool) 구급차를 운영한다.



◆앞당겨 오는 폭염=2007년에는 7월 25일, 2008년에는 7월 5일, 지난해에는 6월 24일 처음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올해는 6월 21일 대구와 경북 일부 지방에 발표됐다. 2008~2009년 지역별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을 보면 경남 밀양 50일, 대구 45일, 경남 합천이 44일, 경북 의성이 38일 등이다. 강원도 태백과 부산·여수·울릉도·제주도 등은 기준에 도달한 날이 하루도 없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이고 열지수가 최고 32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효된다. 폭염경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5도 이상, 열지수가 최고 41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다.



황선윤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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