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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석 달 만에 5조원 이익을 남긴 삼성전자

중앙일보 2010.07.09 00:23 종합 34면 지면보기
삼성전자가 2분기에 사상 최초로 영업이익 5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1분기의 4조3000억원을 합치면 반년 만에 과거 1년치 영업이익과 맞먹는 실적을 거둔 것이다. 삼성전자의 가파른 뜀박질은 반도체 호황이 주역이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반도체에서 나왔다. 스마트폰 등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쏟아지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가격이 치솟고 판매량도 급증한 덕분이다. 원-달러 환율도 유리하게 돌아갔다.



분기 이익 5조원은 세계 최고의 기업들만 밟을 수 있는 고지(高地)다. 그것도 정보기술(IT) 시장의 비수기(非需期)에 거둔 놀라운 기록이다. 삼성전자가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도 과감한 선제 투자에 나섰던 것이 효과를 거둔 것이다. 그러나 정상을 지키기 또한 쉽지 않다. ‘깜짝 실적’에 흥분하다 언제 곤두박질할지 모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의 반도체가 공급 초과와 가격 폭락으로 적자를 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는 그만큼 바람을 탄다. 방심은 금물이다.



물론 삼성전자도 스마트폰을 비롯해 적지 않은 약점을 안고 있다. 증시 반응도 무덤덤하다. 아직 삼성전자의 미래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에 당초 계획의 두 배인 11조원을 투자하고, 미래에 대비한 신수종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뻗치고 있다. 지금 삼성전자에 필요한 말은 지난 3월 경영에 복귀한 이건희 회장의 일성(一聲)에 다 담겨 있다. “10년 안에 삼성이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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