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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업소 1년, 340여 곳 동참

중앙일보 2010.07.09 00:20 6면 지면보기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할인판매업소에 꾸준히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천안시 불당동 중식집 ‘도원’ 김용언대표. 이곳은 매주 금요일 자장면을 2500원에 판다. [조영회 기자]
“헉~! 음식값이 왜 이렇게 비싸요?”


수도권 보다 비싼 도시? 값싼 우리 가게로 오세요

외지에서 천안으로 온 손님들이 가장 먼저, 또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다. 비싼 가격에 손님들은 타 지역 음식과 다른 점이 있는 지 꼼꼼히 살펴보지만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최고(最高) 물가’ 도시란 안 좋은 이미지만 갖고 나가기 일쑤다. “주머니사정은 안 좋은데 물가는 내려갈 줄 모른다.” 시민들의 불만도 점점 커져간다. 방문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는데 시민으로서 미안한 마음까지 가져야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천안시와 상인들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천안시가 지난해 대책을 세웠다. 많은 할인업소를 참여시켜 물가를 내려보자는 계획이었다. 지난해 6월, 상인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식당은 물론 미용실과 빵집, 화원, 호프집 등에서 ‘반값 세일’에 동참했다.



금요일은 자장면 2500원



최근 천안시 서북구 불당동 상업지역에서 문을 연 중식당 ‘도원’ 김용언 사장은 매주 금요일 자장면을 2500원에 내놓기로 했다. 물가를 잡는데 동참한 것이다. 1만3000원짜리 탕수육은 8000원에, 6000원짜리 손짬뽕은 4000원을 받는다. 낮12시부터 2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김 사장과 같은 생각으로 할인업소에 동참한 이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용언 대표는 “천안지역에서도 유독 불당동이 물가가 비싼 것 같다”며 “지역 이미지를 살리고,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할인업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지인들에게 ‘할인업소’지정방법을 알려줘 많은 업소를 참여시킬 것”이라며 물가잡기에 적극적인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시는 반값이 아니어도 30%정도까지 할인하면 ‘명단’에 끼워주기로 했다. 이 명단(표 참조)은 시청 홈페이지(www.cheonan.go.kr)에 공개된다. 지금도 꾸준히 접수(▶041-521-5452)를 받고 있다. 처음 30~40개 업소가 참여했던 것이 1년 만에 340여 개로, 10배 가량 늘었다. 업소들의 자발적인 참여다. 매일 할인하는 곳도 있고, 주1회, 월 1~3회 등 지정일은 다양하다.



시는 참여 업소에 대해 안내 표지판 설치와 함께 시 홈페이지 물가정보란에 공지, 시민들에게 알리고 가격경쟁을 통해 물가안정을 유도하고 있다.



요금인하는 계속된다



시는 지난해 6월 자율적인 가격인하 운동을 벌여 160여 개 업소가 10~50%의 음식가격과 개인서비스 요금을 낮추도록 했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업소들이 자발적으로 요금을 내리면서 물가안정에도 도움을 주자는 취지였다. 가격인하 운동으로 천안지역 보신탕 업소들은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지역 내 115개 업소 가운데 1인분에 1만원을 초과해 받는 14곳이 1인분에 2000∼3000원씩을 인하했었다. 서북구 쌍용동 한마음 상가거리 38개 업소와 주공5단지아파트 시범거리 54개 업소도 기존의 판매가와 서비스요금에서 10∼20%까지 할인에 동참했다.



식당, 정육점 등 일부 업종에 그쳤던 것을 목욕탕, 그릇가게, 사진관 등까지 확대했다. 패스트 푸드점, 여관, 당구장 등도 동참했다.



친절도 함께 따라줘야



시민들은 할인행사에 참여하는 업소들이 고맙기만 하다. ‘안 좋은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주니….’ 하지만 일부 업소에서 나오는 불친절함 때문에 불만이 터지기도 한다.



“행사에 동참한다고 해놓고 막상 당일 물건을 사러 가면 눈치를 주는 것 같아요.” 최근 장을 보러 갔다 불쾌감만 가져왔다는 노모(38·여)씨의 얘기다.



그는 “업주 입장에선 미끼 상품의 ‘미끼’만 따먹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친절과 품질만 보증한다면 다른 제품의 구매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업소의 경우 원래 할인 품목을 광고 목적으로 올리기도 하고, 또 말도 안 되는 품목을, 말도 안 되는 할인을 할인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식당 관계자는 “천안이 음식값이 비싼 이유가 재료가 자체가 비싸기 때문”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천안시 지역경제과 김광중 담당은 “업소들이 자율적인 가격인하에 참여하면서 입 소문을 통해 오히려 손님이 늘어난 곳도 있다”며 “참여업소에는 물가안정모범업소 표찰을 제공하는 등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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