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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500년간 아시아 기후변화 연구…몽골 고산지대 ‘빙하 봉’ 채굴 성공

중앙일보 2010.07.09 00:18 경제 14면 지면보기
몽골의 뭉흐하이르항산 빙하에서 캐낸 약 80㎝ 길이의 빙하 봉. [극지연구소 제공]
우리나라 연구소가 독자 제작한 빙하 시추 장비로 몽골 고산지대의 빙하 봉(棒)을 채굴하는 데 성공했다.


극지연구소 빙하연구팀

극지연구소 빙하연구팀이 주축이 된 한국·중국·몽골 공동 연구팀은 지난달 몽골 호브드주의 해발 3804m 높이 뭉흐하이르항산의 빙하에서 빙하 봉을 채굴해 냈다고 8일 밝혔다.



빙하 봉의 길이는 약 80㎝로 굵기는 어른 팔뚝만 하다. 이를 이용하면 과거 500년간의 아시아 지역 기후변화를 연구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했다.



이번에 쓰인 빙하 시추기는 2008년 극지연구소와 ㈜에코션이 공동 개발했다. 200m까지 뚫고 들어가 빙하 봉을 채굴할 수 있다.



뭉흐하이르항산의 빙하는 가장 두꺼운 곳이 70m에 달한다. 빙하 봉은 과거의 기후변화를 고스란히 간직하는 경우가 많다. 그 시대의 먼지와 습도, 공기 중 이산화탄소의 양 등 환경 변화의 이력이 들어 있다. 시대별로 봄철 황사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도 빙하 봉에 그 실마리가 담겨 있다.



빙하 속의 산소 종류(산소엔 세 가지 동위원소가 있다) 중 무겁거나 가벼운 것이 어느 비율로 섞여 있느냐를 보고 기후변화를 알아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오래전의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고기후’ 학자들은 남극이나 그린란드 등지의 수천m 두께 빙하에서 빙하 봉을 꺼내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후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몽골 지역의 빙하 시추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극지연구소의 허순도 박사는 “남·북극 빙하는 지구 전반의 기후변화 기록을 담았지만, 아시아 고산지대의 빙하는 한반도 지역의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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