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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대 총장, 대만 인기 가요로 졸업사

중앙일보 2010.07.09 00:10 종합 32면 지면보기
“내가 너를 보내니, 천리 밖으로, 너는 말 없이 고요하구나 (我送伲離開, 千里之外, 伲無聲黑白).” 7일 오전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베이징(北京)대 졸업식장. 학부 졸업생 3118명과 교직원이 운집한 강당에는 아름다운 시구가 은은하게 울려퍼졌다.


80년대생 제자들 눈높이 맞춰

저우치펑(周其鳳·63·사진) 총장은 제자들을 사회로 떠나보내는 아쉬운 심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가 인용한 구절은 다름 아니라 대만 가수 저우제룬(周杰倫)이 부른 ‘천리밖(千里之外)’이란 곡. 대만뿐 아니라 중국 대륙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타 가수다.



저우 총장은 유행가 가사 인용뿐 아니라 ‘바링허우(八零後)세대’로 불리는 80년대 생 중에서도 마지막 세대로 분류되는 88년과 89년생 졸업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송별사를 했다. 그는 “나도 (1980년 미국으로 국비 유학을 떠나) 조국에 보답하기 위해 83년에 귀국했기 때문에 여러분과 같은 바링허우세대에 속한다”고 말해 졸업생들의 공감을 얻었다.



바링허우세대에 대한 비판 여론에 대해 저우 총장은 “80년대생이 엉석받이로 자라 경박하고 남을 쉽게 원망하다는 지적이 있다”면서도 “베이징 올림픽, 쓰촨(四川)과 칭하이(靑海) 대지진 와중에 여러분이 자발적인 봉사와 성금 납부로 사회 각계에 감동을 줬다”고 칭찬했다.



중국 사회의 핵심 분야로 진출하는 엘리트 제자들을 향해 저우 총장은 원자바오(溫家寶)총리의 자작시를 인용, “(눈은) 창공을 바라보되 발은 현실을 딛고 서라(仰望天空脚踏實地)”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베이징대 화학과에서 고분자학을 전공해 졸업생들의 선배이기도 한 저우 총장은 지린(吉林)대학 총장을 거쳐 2007년 11월 베이징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중국 언론들은 “40년의 나이 차이를 넘어 젊은 제자들을 배려한 총장의 이날 연설이 학생들과 학부모의 공감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가을에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매년 여름에 정규 졸업식이 열린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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