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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능 있으면 편할 텐데” 상상테크 뜬다

중앙일보 2010.07.06 19:21 경제 11면 지면보기
‘어떻게 하면 고기 냄새나 담배 냄새를 없앨 수 있을까’.


바람으로 냄새 없애주는 세탁기, 손잡이 탈부착할 수 있는 냄비
사소한 불편까지 말끔히 해소, 소비자들 감성까지 붙잡아

삼성전자의 ‘하우젠 버블 에코’ 세탁기. 뜨거운 공기로 각종 냄새를 없애 준다.
윤주애(28·주부)씨의 골칫거리는 회식이 잦은 남편의 양복이었다. 방향제를 뿌려도 냄새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결국 세탁소에서 드라이 클리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만만찮은 비용. 윤씨는 “회식할 때마다 옷을 세탁소에 맡길 수 없어서 바람을 맞도록 바깥에 널어놓았다”며 “‘물로 세탁할 수 없는 양복을 센 바람으로 빨아주는 세탁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다”고 말했다.



윤씨의 고민을 해결해 준 세탁기가 등장했다. 삼성전자가 올 4월 출시한 ‘하우젠 버블 에코’ 세탁기다. 세제 거품으로 세탁하는 방식으로 세탁 시간과 전기료를 줄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 하지만 이 제품에 진짜 숨은 기능은 ‘에어 탈취·살균’ 기능. 이름 그대로 공기로 세탁하는 방식이다. 옷에 밴 각종 냄새를 섭씨 80도의 뜨거운 공기를 뿜어내 없앤다. 회사에서 운영하는 주부체험단의 건의사항을 받아들여 개발한 제품이다.



일상생활의 사소한 불편을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기술로 해결해 주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상상 테크’(Imagination Technology)다. ‘이런 기능이 있다면 좀 더 편하지 않을까’란 상상에 머물던 것을 실제로 구현한 것이다. 주로 소비자의 건의·지적사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탄생한 경우가 많다.



테팔 ‘매직핸즈’ 냄비·프라이팬. 손잡이를 자유롭게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다.
테팔 ‘매직핸즈’ 냄비·프라이팬도 마찬가지. 주방에서 냄비를 쓸 때 주부들이 가장 불편하게 여기는 것이 긴 손잡이였다. 수납 공간을 많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팔은 손잡이를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손잡이를 자석 재질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매니어를 위해 특화한 기술도 선보였다. 네스프레소의 ‘캡슐 커피’는 집에서 커피 머신으로 원두 커피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개발한 제품이다. 사탕만한 크기로 압축한 커피를 커피 머신에 넣고 버튼을 누르면 원두 커피를 맛볼 수 있다. 박성용 네스프레소 마케팅팀장은 “커피의 양, 물의 온도·압력·시간 등을 맞출 필요 없이 간편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상위 1% 품질의 원두를 진공 포장해 향과 신선도를 보존해 준다”고 설명했다.



청호나이스 ‘이과수 얼음 정수기 와인셀러’. 와인을 최대 6병까지 보관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청호나이스 ‘이과수 얼음 정수기 와인셀러’는 버려졌던 공간을 활용한 경우. 요즘은 가정에서 와인 3~4병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정도 수량의 와인을 보관하기 위해 와인 셀러까지 구매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 이과수 얼음 정수기 와인셀러는 얼음 정수기 밑부분에 와인을 최대 6병까지 보관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레드 와인을 보관할 수 있는 최적 온도(18~19도)를 유지해 준다. 이석호 청호나이스 마케팅팀장는 “기존의 얼음 정수기 필터 크기를 최소 크기로 줄여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며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다”고 말했다. 전은주 삼성전자 마케팅 담당 과장은 “소비자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그저 그런 기술만으로는 안 된다”며 “사소한 불편까지 말끔히 해소해 줌으로써 소비자의 감성까지 건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상 테크가 주목받는 이유다.



김기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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