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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대 뽑히고 이음새 찢긴 가드레일 설계에 맞게 시공했는지 조사하기로

중앙일보 2010.07.06 00:52 종합 18면 지면보기
인천대교 버스 사고 희생자 가족들이 4일 사고 현장을 찾아 파손된 가드레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인천대교 버스 추락 참사와 관련, 고속도로 가드레일의 부실시공 여부를 수사 중이다. 사고 당시 사망자 유족들은 가드레일이 부실해 버스가 다리 아래로 추락했다고 주장했었다.


경찰과 별도로 국토부도 조사

인천 중부경찰서는 5일 사고가 난 도로 관리기관인 한국도로공사 인천지사와 시공사인 K건설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또 관계기관과 업체에 인천대교 교통안전시설물 관련 자료를 요구했다. 경찰은 가드레일의 강도와 매설 깊이가 적정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인천 중부서 현일목 경비교통과장은 “관계자 조사를 마치고 현장에 나가 사고 지점의 가드레일 규격을 실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설치된 가드레일이 규격에 미달할 경우 관련자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국토해양부의 도로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지침상 가드레일은 도로에 따라 1~7등급으로 구분된다. 등급이 높을수록 견고하다. 인천대교의 가드레일 설치 기준은 3~5등급에 해당한다. 지지대 매설 깊이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실무충격테스트 결과를 통과한 제품을 설계도면에 맞춰 시공하면 된다.



사고 지점의 가드레일은 3등급 기준에 맞춰 설치됐으며 경찰은 설계도면상에 구체적인 시공기준을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사고현장 가드레일 지지대는 길이 2m10㎝ 중 1m30㎝가 매설된 상태였다. 그러나 버스가 충돌했을 때 지지대가 뽑혀 넘어지고 가드레일의 볼트 연결 부위가 찢어져 추락을 막지 못했다. 국토부 첨단도로환경과 이재만 주무관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사고 지점의 가드레일이 기준에 맞게 설계·시공됐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유가족들도 가드레일의 허술함을 지적하며 인천시가 사고 수사에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황병원 대책위원장(고 노정환씨 처남)은 “인천대교의 가드레일만 튼튼했어도 우리 가족들이 죽진 않았을 것”이라며 “인천시는 사고 책임을 통감하고 수습과 유가족 지원에 적극 나서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고장 난 마티즈 승용차 운전자 김모(46·여)씨와 고속버스 운전자 정모(53)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입건할 방침이다. 김씨는 후방 100m 지점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하지 않고 차량을 2차로에 방치해 사고 원인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앞차와 안전 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시속 102㎞의 속도로 달리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버스에 있던 주행기록장치(타코미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보내 분석 중이다.



인천=유길용·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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