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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못 떼고 입학했다며 때리다니 … ”

중앙일보 2010.07.06 00:49 종합 19면 지면보기
“한글을 떼지 않고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를 담임이 ‘집에서 이런 것도 안 배우고 뭐했느냐’며 때려요. 스트레스 탓에 신경정신과에 다니는 아이가 이제는 ‘학원에서 한글 다 배우고 학교 가겠다’며 등교를 거부합니다. 주변에선 교사에게 촌지를 주라는데, 어찌해야 하나요.”(의정부의 초등학교 학부모 A씨)


참교육학부모회 상담사례집
교사 관련 피해 호소가 가장 많아
자질부족 44%, 잦은 체벌 31% 순

일부 교사의 부적절한 언어폭력이나 체벌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진보 성향의 학부모 단체인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가 최근 펴낸 ‘2008, 2009년 상담활동 사례집’에 따르면 상담건수 1126건 중에서 교사 관련 상담이 32%(360건)로 가장 많았다. 상담은 학생과 학부모가 전화나 인터넷으로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현장 확인이 일일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교사 관련 상담 중 44%는 ‘교사 자질 부족’이었다. 학생 인격을 무시하고 수업에 태만하거나 학생들에게 무관심하다는 내용들이었다. 고교 2년인 B군은 “장애학생이 말을 더듬는다며 교사가 입에 테이프를 붙이거나 학생들의 가정형편에 대해 막말을 한다”고 털어놓았다.



교사가 몽둥이로 머리를 자주 때려 시력을 잃을 위험에 처한 중학생도 있었다. 학부모는 “교사가 찾아와 사과했지만 학교에 다시 보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울산의 한 학부모는 “학부모 앞에서도 학생에게 막말을 하고 ‘너희가 내 욕을 배워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교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성추행 문제도 제기됐다. 경기도 양주시의 한 학부모는 “담임이 암암리에 학생을 성추행해 학부모들이 징계를 요구했지만 학교장은 조작이라며 교사만 감싸고 돈다”고 주장했다. 학교나 교육청에 문제를 제기해도 대부분 무시당했거나 불이익을 우려해 속앓이를 하다가 상담실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 이화여대 박정수(행정학과) 교수는 “학부모나 학생의 일방적 주장만 듣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현장에 아직도 남아 있는 부적격 교사들을 걸러내기 위해서라도 교원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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