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업화 40년 - 고속도로가 미래 바꾼다 ① 미국 최초 고속도로 I-70

중앙일보 2010.07.06 00:31 종합 22면 지면보기
경부고속도로가 7일 개통 40주년을 맞는다. 1968년 2월 착공해 70년 7월 7일 완공한 경부고속도로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자 대동맥 역할을 했다. 총연장 428㎞를 뚫는데 430억원을 투입했지만 그 효과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지는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경부고속도로 40주년을 맞아 길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를 준비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미국과 영국의 최초 고속도로가 가져온 변화상과 일본의 첨단 지능형 교통체계를 현지 취재를 통해 소개한다. 이어 국가 산업화의 상징인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국내 도로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고 미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새길, 인구 2만 농촌을 신도시로

미국 워싱턴DC에서 약 75㎞ 떨어진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카운티.



미국 최초 고속도로인 I-70이 볼티모어의 외곽순환고속도로인 I-695와 만나는 교차로. 시내에서 업무를 끝내고 도시 외곽의 집으로 가려는 퇴근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볼티모어=최승식 기자(항공 촬영)]
지난달 7일, 오후 6시가 가까워지자 카운티로 들어오는 차들로 2차로가 순식간에 가득 찼다. 인근 워싱턴DC와 볼티모어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퇴근 차량들이다. 이곳에서 워싱턴까지는 고속도로를 타면 약 한 시간, 볼티모어까지는 30분 정도 걸린다.



프레데릭 카운티는 인구가 24만 명에 달하는 제법 규모 있는 도시다. 하지만 40여 년 전인 1960년대만 해도 인구가 2만3000여 명에 불과한 ‘마을’이었다. 이곳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60년대 초 미국 최초의 고속도로인 ‘I-70’(Interstate70)이 개통되면서다. 이 도로는 아이젠하워 대통령 때인 56년 공사가 시작돼 일명 ‘아이젠하워 도로’로 불린다. 75년엔 워싱턴으로 연결되는 고속도로인 I-270이 I-70과 이어지면서 인구 증가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워싱턴과 볼티모어에 직장을 둔 사람들이 보다 싸고 쾌적한 외곽으로 이주를 시작한 것이다. 대부분 농장이었던 땅에는 주택들이 들어찼다.



급기야 97년 카운티 정부는 “이곳은 더 이상 농업 도시가 아닌 주거형 도시”라고 선언했다. 카운티 정부의 방문객 안내소 직원인 토머스 코소프(62)는 “어렸을 때는 정말 한가한 시골 마을이었다”며 “I-70이 주변 대도시를 연결해 주면서 인구도 늘고 대형 할인매장·자동차 판매점 등 편의시설이 들어와 도시가 급성장했다”고 말했다.



부동산중개업자인 래인 스트로벨(28)도 “현재도 성장은 계속되고 있어 20년 뒤에는 인구가 33만 명까지 늘어난다는 게 카운티 정부의 예상”이라며 “현재로선 그만큼 중개 일거리가 꾸준히 들어온다”고 전했다.



◆미국 동·서부를 잇는 대동맥=I-70은 미국 연방 정부의 고속도로기금(Highway Fund)으로 지어진 최초의 고속도로다. 미주리주 세인트찰스 카운티에서 첫 삽을 뜬 I-70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은 92년이다. 전체 길이 3465㎞로 메릴랜드·펜실베이니아·인디애나·미주리·유타 등 10개 주를 거친다. 당초 볼티모어 시내까지 도로를 연결하려 했지만 해당 구간의 공사가 시작될 즈음인 72년 “숲과 시냇물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쳐 무산됐다. I-70의 동쪽 끝 지점이 특이하게 차량들이 유턴하도록 돼 있는 이유다. 대신 공사 예정 구간이던 자리는 산책로가 꾸며져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다. 과거 미국의 물류 수송은 대부분 철도가 담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고속도로 분담률이 약 50%에 이른다. 미 연방도로청(FWHA)은 이 같은 변화를 I-70이 주도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80㎞ 이내 구간의 물류 수송 중 약 75%는 고속도로를 통해 이뤄질 정도다. 실제 볼티모어 외곽에 있는 I-70의 동쪽 끝 지점을 출발해 펜실베이니아주의 브리즈우드 마을까지 약 390㎞를 달릴 때까지 지나치는 차량은 휘발유·자동차 등을 싣고 가는 트럭이 대부분이었다.



글=프레데릭(메릴랜드주)=최선욱 기자

사진=볼티모어=최승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