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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이어 대구도 ‘대장경 도시’뜬다

중앙일보 2010.07.06 00:25 종합 25면 지면보기
지난달 22일 오전 9시 대구시 동구 신무동 부인사. 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찰 입구 공터에서 개토제가 열렸다. 개토제는 발굴을 시작하는 것을 지신에게 알리는 의식이다. 고려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보관한 경판고(經板庫) 터로 추정되는 곳이다. 대구시 김희석 문화재 담당은 “이는 역사의 뿌리를 찾는 일이자 대구의 큰 관광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내년 초조대장경 제작 착수 1000년, 마케팅 본격화

일본 교토의 난젠지(남선사)에 있는 초조대장경 인쇄 원본 모습. [대구시 제공]
지난달 7일에는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한·일 공동 초조대장경 복원간행위원회’가 발족됐다. 2014년까지 대구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60억원을 들여 초조대장경 인쇄본 2000권을 복원한다. 초조대장경은 경남 합천 해인사에 있는 재조대장경(팔만대장경)에 비해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았다. 몽고군의 침입으로 경판이 불 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초조대장경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이 초조대장경 조판에 착수한 지 1000년이 되기 때문이다. 시는 내년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맞아 초조대장경을 문화관광상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대구시 동구 신무동의 부인사 전경. [프리랜서 공정식]
가장 중요한 것은 초조대장경의 복원이다. 우선 올해 말까지 160권을 인쇄 원본처럼 복원한다. 원본 종이와 먹의 재질을 파악해 거의 같게 만들 계획이다. 국내에서 자라는 닥나무로 한지를 만들고, 먹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잉크를 써서 인쇄한다. 복원된 것 중 일부는 부인사나 동화사에 전시한다. 경판(목판) 복원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어 보류했다. 시는 대장경 사진을 넣은 티셔츠 등 다양한 기념품도 만들어 관광객에게 판매하기로 했다.



대장경 체험관도 만들어진다. 시는 내년 6월 완공되는 동화사의 ‘국제관광선원’에 초조대장경 체험코너를 설치하기로 했다. 영상물을 통해 초조대장경의 제작 동기와 과정, 원본의 복원 과정을 보여 준다. 또 관광객이 탁본을 체험할 수 있도록 나무 경판을 설치할 계획이다. 내년 8월에는 부인사 옆 동화집단시설지구에서 초조대장경 이운 행사를 마련한다. 참가자들이 머리에 모조 경판을 이고 부인사로 가며 나라와 가정의 안녕을 비는 행사다.



이에 앞서 다음달 28일 팔공산 야외자동차극장에서 ‘초조대장경 천년 기념 팔공산 순례길 걷기행사’가 열린다. 부인사와 동화사를 왕복(4.5㎞)하며 초조대장경의 의미를 새긴다. 시는 내년 1월 신년 타종식에서 ‘고려 초조대장경 천년의 해’ 선포식을 열고 국제학술대회와 한·중·일 문화교류 워크숍도 마련한다.



대구시 박운상 관광자원담당은 “불교 문화권인 일본·중국·대만인들이 초조대장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대구를 경남 합천에 못지 않은 대장경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초조대장경=거란의 침략을 불력으로 극복하기 위해 1011년(고려 현종 2년) 조판을 시작해 1087년(선종 4년) 완성했다. 개경의 귀법사·흥국사 등지에서 제작했다. 이후 부인사에 보관되다 몽고군의 침입으로 1232년(고종 19년) 불탔다. 서울 성암고서박물관과 일본 난젠지(남선사) 등에 2677권의 인쇄본이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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