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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석 교수 기고 … 현대·기아차, 다음 과제는

중앙일보 2010.07.06 00:22 경제 2면 지면보기
현대·기아자동차는 1976년 포니를 개발한 이후 불과 24년 만에 글로벌 메이커로 발돋움했다. 외형뿐 아니라 수익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인 도요타·혼다·폴크스바겐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는 ▶중·소형차의 높은 가격 경쟁력 ▶안정된 국내시장 점유율 ▶숙련된 생산·연구개발 인력 ▶충성스럽고 근면한 경영진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다. 미국에서 주요 부품에 대한 10년 보증제도를 실시하는 등 품질을 최우선하는 오너의 과감한 결단까지 더해져 분야별로 장점이 극대화되고 있다.


앞선 기업과 전략적 제휴 경영 방식도 선진화해야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세계 1등 자동차 메이커의 위치를 20세기 말까지 누리다 몰락한 미국 GM과 정상에 오르자마자 추락한 일본 도요타를 보면서 세계 1등이 된다는 것, 또 이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자명하다.



GM의 몰락에는 관료화된 거대 조직과 경쟁력을 도외시한 노조가 있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도요타의 경우 신속한 제품 개발과 끊임없는 개선을 지속했지만, 결국 급격한 양적 팽창정책으로 품질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현대·기아차는 양적으로 세계 1등이 아니라 신뢰와 투명경영을 통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회사가 돼야 한다. ‘하면 된다’는 현대 특유의 정신적 유산을 계승하면서도 21세기형 기업문화를 구축해 현대·기아차만의 DNA로 체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나 홀로 경영을 탈피해야 한다. 외부 자원과 인력을 활용하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독자기술 개발에 대한 집념이 오늘날의 현대·기아차를 가능하게 했지만 앞으로는 보다 앞선 기술과 조직력을 갖춘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순혈주의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최근 기아차의 성공에는 아우디 출신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경영 방식의 선진화도 필요하다. 전문경영인의 수시 교체는 직원·고객 및 협력업체와의 장기적인 신뢰 구축을 어렵게 만든다. GM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해마다 되풀이하는 노사 분규는 경쟁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다. 21세기형 기업문화의 핵심은 노사 신뢰로 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개선해 다른 기업과 차별화하는 것이다. 이런 조직문화의 혁신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한 단계 도약하기를 기대해본다. 



이남석 교수 중앙대 경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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