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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절상 가파를 듯 … 해외펀드·국채 투자 신중해야

중앙일보 2010.07.06 00:07 경제 13면 지면보기
수출이나 해외 여행 수요만 환율에 민감한 것이 아니다. 해외 펀드 수익률과 국채 시장 등도 환율의 움직임에 울고 웃는다. 게다가 주요 통화 가운데 원화의 가치가 많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투자자의 손익 계산도 바빠지게 됐다.



신영증권이 6월 말 기준으로 전 세계 금융회사가 발표한 주요 통화의 화폐 가치 전망을 분석한 결과,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3분기까지 6.8%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달러당 1150원(평균치) 수준이다. 원화 다음으로는 칠레 페소화(5%)의 예상 절상 폭이 컸다. 중국 위안화의 절상 폭은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원화의 절상 가능성이 여전히 크지만 6월 초의 전망치에 비해선 예상 절상 폭이 크게 줄었다. 6월 초엔 3분기 말의 원화가치는 12.7%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한 달도 안 돼 절상 폭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남유럽 재정 위기로 인한 달러화 강세가 나타나며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기 때문이다. 또 세계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원화에 대한 불안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절상의 강도는 약해졌지만 원화의 강세 기조는 변화가 없는 만큼 해외 펀드 투자자는 환헤지를 고려하는 게 유리하다. 원화 가치가 올라가면 해외에 투자한 자산의 수익률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환헤지는 이런 위험을 막기 위해 미리 계약을 통해 원화를 일정 환율에 고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원화가치가 달러당 12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랐다고 하자. 해외자산의 가치가 변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환율 때문에 달러당 200원씩 손해를 보게 된다. 만약 해외 펀드의 수익률이 통화 가치의 상승분에 못 미칠 경우 운용보수와 수수료 등을 다 떼고 나면 오히려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환헤지 여부는 해외 펀드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중요 변수로 작용한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중국 펀드의 수익률은 환헤지 여부와 정도에 따라 차이가 컸다. 동양종합금융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원화 강세가 예상되면 환헤지형 펀드가 나을 수 있다”며 “다만 환헤지형 펀드라도 운용전략에 따라 헤지 비율을 나누는 것과 같은 다양한 펀드가 있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전략에 맞는 펀드를 골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투자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외국인들은 원화의 가치가 오르면 환차익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해 한국 국채를 많이 사들였다. 그러나 원화 가치가 오름 폭이 줄어들 경우 매수세가 한 풀 꺾일 수 있는 것이다.



신영증권 홍정혜 연구원은 “원화가치에 베팅해 국고채 3년물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자금 유입이 많았지만 최근 환율 급등으로 손실을 보고 있다”며 “원화의 상대적 절상 폭이 줄어들며 외국인이 채권을 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의 추이에 따라 외국인이 매도로 전환하게 되면 채권 가격 하락(금리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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