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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붙는 기아차, 맞잡은 쌍용차 … 타임오프제 어디로

중앙일보 2010.06.30 03:00 경제 5면 지면보기
‘태풍이냐 미풍이냐-’.


시행 하루 앞둔 산업계 표정

다음 달 1일 노조 전임자의 유급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시행을 앞두고 산업 현장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노총 산하 사업장을 중심으로 타임오프제에 합의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에선 노사 대립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노동부는 29일 근로자 100인 이상 사업장의 노사교섭 현황을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노사가 이면합의를 통해 유급 전임자 수를 늘리는 등 타임오프제에 어긋나는 부당 노동행위를 할 경우 법에 따라 엄정히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노조법은 타임오프제를 위반한 사용자에게 2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음 달 1일 타임오프제 시행을 앞두고 노사 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23일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타임오프제에 반대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폭풍전야의 기아차=타임오프제에 반대하는 민주노총과 재계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기아차는 타임오프제의 순항 여부를 판가름 낼 시험대다. 기아차 노조는 25일 타임오프제에 반대해 파업을 가결한 상태다. 기아차 측은 노조에 공문을 전달했다. 타임오프제에 따라 19명의 전임자에게만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기아차 노조 전임자는 181명이다. 노조는 현재 사측의 특별단체교섭 요청에 응할지를 고민 중이다. 노조 내부에서는 파업 반대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 조합원은 “K5·K7 등 신차들의 판매 호조로 전성기를 다시 맞는 상황에서 명분 없는 투쟁보다는 협상 테이블에 나가 사상 최대 실적에 상응하는 성과물을 챙기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단체협약 체결 사업장 늘어=현대중공업 노조는 29일 회사에서 임금을 받는 노조 전임자를 55명에서 15명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노조가 조합비로 급여를 지급하는 15명의 전임자를 두기로 했다.



앞서 16일 쌍용차는 타임오프제 도입을 담은 단협 조인식을 했다. 이에 따라 유급 전임자 수는 39명에서 7명으로 줄어든다. 코레일도 법 테두리 안에서 해결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규정에 따르면 코레일은 61명의 유급 전임자를 17명으로 줄여야 한다.



막바지 교섭을 벌이고 있는 LG그룹 계열사들도 금명간 합의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LG전자의 경우 유급 전임자가 27명에서 11명으로 축소된다. LG 관계자는 “LG전자 등 사업장이 한국노총 산하여서 별 무리가 없다”며 “최종 합의안을 원만하게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합의 사업장도 많아=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른 7월 급여는 8월에 지급된다. 그 전에만 타결되면 타임오프제 적용에 문제가 없다는 점 때문에 합의 도출에 머뭇거리는 노사가 적지 않다. 그러면서 노동계의 반발 강도와 정부의 시행 의지 등을 살피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사업장은 대부분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27명의 전임자를 11명으로 줄여야 하는 대우조선해양도 이런 경우다. 회사 관계자는 “노조가 현재의 유급 전임자 수 유지를 주장하고 있어 대화가 안 된다”며 “6월 말까지 타결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면합의를 통해 기존 전임자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거나 편법으로 전임자 임금 지원을 약속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일부 사업장에선 사측이 기존 전임자 수 유지 의사를 밝힌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주 소재 자동차부품업체인 다스의 노사는 24일 기존 전임자 처우 인정을 골자로 하는 단협안에 잠정 합의했다. 현재 12명인 유급 전임자 수를 3명으로 줄여야 하는 개정 노조법을 위반한 것이다. 이후 사측은 타임오프제 위반사항을 빼고 조인식을 하자고 노조에 제의했다. 노조는 이에 반발해 토·일요일 휴일 근로를 거부했고, 사측은 “불법파업”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노동부 포항지청은 노사 모두에 경고를 줬다. 노조에 불법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사측에는 개정 노조법 준수를 촉구하는 공문을 각각 발송했다. 이 회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 형인 이상은씨가 대주주로 있는 곳이다. 노사는 28일 “전임자 수와 처우 관련 사항은 완성차 업체의 단협 개정 취지·내용을 참고하여 교섭을 통해 개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임단협에 최종 합의했다. 민주노총이 타임오프제 반대의 선봉으로 삼고 있는 기아차에서 타임오프제가 어떻게 굴러가는지 지켜보고 협의하겠다는 뜻이다.



이상렬·염태정·이종찬 기자



◆타임오프=타임오프는 회사가 임금을 줄 수 있는 노조 전임자의 규모를 정하고, 그 외에는 원칙적으로 임금을 주지 않는 제도다.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는 지난 5월 1일 이 같은 유급 전임자 수 상한을 0.5~24명으로 확정했다. 대기업 노조가 많이 참여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파업 불사를 외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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