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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자치단체장에게 듣는다 │이제학 양천구청장 당선자

중앙일보 2010.06.30 02:43
이제학(47) 양천구청장 당선자는 무소속 추재엽 후보(현 구청장)를 불과 3.9%(8181표) 표차로 따돌렸다. 한나라당 권택상 후보와의 표차(5.5%)도 근소했다. 주변에선 이번 결과를 ‘기적’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당선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지역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의지로 펼친 ‘백일민심대장정’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전시 예산 줄여 일자리 1만개를 만들겠다

-치열한 삼파전을 치렀다.



“선거일 자정이면 대략 당락이 결정돼 언론매체에서도 인터뷰 요청이 온다. 그런데 양천구는 자정 넘어서까지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새벽 4시가 돼서야 당선 연락을 받았다. 마침 결혼 20주년 기념일(6월 3일)이기도 해감회가 남달랐다.”



-당선 요인을 무엇으로 보는가.



“양천구는 ‘제2의 강남’으로 불릴 정도로 교육열과 생활수준이 높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는 한나라당 46.7%, 민주당 24.9%로 한나라당 정서가 강했다.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추재엽 현 구청장이 한나라당의 표를 가져가면서 삼파전이 됐다. 내게는 유리한 양상이었던 것 같다. 물론 젊고 깨끗한 이미지의 후보라는 점이 결정적인 요인이었을 것이다. 서울시 40%의 구청장과 시의원들이 비리 혐의로 구속됐고, 양천구에도 장애인 복지예산 횡령 같은 사건이 잇따랐다. 이번 선거를 통해 ‘바꿔야 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 같다.”



-정직한 이미지를 모토로 선거 운동에 임했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이곳도 양천구였어?’라는 생각이 드는 곳까지 찾아다녔다. 이른바 ‘백일민심대장정’이었다. 당시 신정동 칼산 공장지대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어르신 한 분이 “이곳까지 온 후보는 한 번도 못 봤다”며 “당선이 되고나서도 찾아올 것인가?”라고 물으시더라. 소외된 분들을 위한 행정을 펼치는 것이야말로 정치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 잘사는 사람은 그대로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도록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나 같은 목민관(백성을 다스려 기르는 벼슬아치. 이 당선자는 스스로를 ‘목민관’이라 칭했다)이 할 일이다.”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일자리 창출’은 지역민을 위한 최대의 복지정책이다. 보도블록을 뜯거나 구청장 치적 홍보를 위해 쓰던 전시 예산 290억원을 줄여 일자리 1만 개를 창출할 계획이다.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일자리 창출과는 다르다. 그런 것은 ‘일거리’라고 보는 게 맞다. 예를 들면 새벽시장 일용직은 대개 하루 10만~15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적지 않은 액수지만 매일 일이 있는 게 아니라 불안하다. 불안한 일거리가 아니라 지속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사업은 이미 본격적인 진행에 들어갔다. 취임 후 구청장 직속으로 ‘양천 일자리창출기획단’을 만들 계획이다. 기획단 내에 구 복지에 재투자되는 100개의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시스템화하는 것이 목표다.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이라는 틀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면 민원도 해결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5억원 이상의 예산이 드는 지역 내 사업은 ‘일자리 영향평가’를 받도록 해 일자리를 창출과 연계될 수 있게끔 할 것이다.”



-초·중학교 무상급식 전면 실시도 공약인데. 



“무상급식은 아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교육복지정책이다. 의지가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지 예산의 문제가 아니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과 협의 중이며 2011년부터 초등학교, 2013년부터 중학교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할 것이다. 현재 신정동에 짓고 있는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인 ‘해누리타운’에 어린이 영어도서관도 만들고 있다. 민간이 아닌 구에서 운영하는 최초의 어린이 영어도서관이다.”



-“다른 후보자들이 내건 목동아파트 재건축 공약도 보완해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목동아파트는 서울의 신시가지 1호다. 1980년대 야심차게 만들어진 목동아파트는 고층과 저층 아파트가 조화를 이루고 단지내 공원 조성과 일방통행을 처음으로 도입한, 당시 잘 만들어진 대규모 단지였다. 서울서남권 최고의 명품이라는 그 명성을 지킬필요가 있다. 물론 10년 이상 걸리는 대규모 사업이라 시간이 필요하다.”



-양천구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약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진 양천구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답하겠다. 열정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말이 있다.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뛸 테니 지켜봐 달라.”



[사진설명]이제학 양천구청장 당선자는 “최대의 복지정책은 일자리 창출”이라며 “‘불안한 일거리’가 아닌 ‘지속적인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인터뷰=윤경희 팀장 / 정리=이세라 기자 slwitch@joongang.co.kr / 사진=최명헌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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