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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정지 → 형량 상향 → 범인 인터넷 공개 확대 …

중앙일보 2010.06.30 01:06 종합 18면 지면보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 등 강력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어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하교 시간에 맞춰 자녀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폭력이 계속되면서 성폭행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전자발찌’ 부착 및 ‘화학적 거세’ 등 예방 대책까지 법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제는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 그간의 대책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할 때”라고 지적하고 있다.


‘화학적 거세법’ 어제 국회 통과
아동 성폭행 사건 때마다 새 대책
처벌 강화 - 체계적 관리 연계돼야

국회는 29일 ‘상습적 아동 성폭력범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법률안’을 처리했다. 일명 ‘화학적 거세법’이라 불리는 이 법은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약물치료와 심리치료를 실시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8세 여아를 성폭행해 심각한 장애를 입힌 조두순 사건 직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이날 국회를 통과했다.



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현재 경찰서에서만 열람이 가능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이르면 9월부터 인터넷에서 열람할 수 있다. 현재도 올해 새로 성범죄 판결을 받은 경우는 인터넷 열람이 가능하다. 하지만 2006년 6월 30일~2009년 12월 31일 사이에 판결을 받은 성범죄자는 경찰서에서만 열람이 가능했다. 여성가족부는 개정 법률이 공포·시행되는 대로(8월 중순) 인터넷 공개 전환 대상자인 762명 가운데 재소자 372명을 제외한 390명에 대해 인터넷 공개명령을 검찰에 청구할 예정이다.



최근 시행됐거나 국회에 계류 중인 성범죄 관련 법안들 역시 흉포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뒤 국민적 분노 속에서 마련됐다. 특히 지난 2월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뒤 살해한 김길태 사건을 계기로 전자발찌 부착 대상이 ‘2008년 9월 이전에 1심 판결을 받아 당시 형 집행 중이었거나 집행이 종료된 지 3년이 지나지 않은 성폭력 범죄자’로 확대됐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도 개정돼 지난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그 내용은 ▶피해 어린이가 성년이 될 때까지 피의자의 공소시효를 정지하고 ▶피해 어린이가 고소하지 않아도 기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내년 1월부터는 성폭력 범죄자의 신상정보가 19세 미만 자녀를 둔 해당 지역 주민에게 우편으로 고지된다.



또 ‘성폭력 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법정형이 대폭 강화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으로 새롭게 제정됐다. 13세 미만 어린이를 성폭행했을 경우 법정형이 징역 7년 이상에서 징역 10년 이상으로 높아졌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는 ▶성폭력 범죄의 피해자에 여자 아동뿐 아니라 남자 아동도 포함시키거나 ▶근친 성폭력에 대한 법정형을 높이며 ▶술을 마신 뒤 성범죄를 저지른 경우 법정형 장기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해 처벌하는 등의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



이에 대해 9년 전 김길태의 성폭행 재판을 담당했던 박성철 전 부산지법 부장판사(현 변호사)는 “강도 높은 대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간의 대책들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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