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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성범죄자, 형기 마쳐도 격리·치료 병행해야”

중앙일보 2010.06.30 01:05 종합 18면 지면보기
조두순·김길태·김수철 사건 등 강력 성범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와 국회는 대책을 쏟아 냈다. 그러나 성범죄는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경찰청에 따르면 성범죄 건수는 2005년 1만3446건에서 지난해 1만8351건으로 36%가량 늘었다. 쏟아지는 대책에도 불구하고 성범죄가 급증하는 이유는 뭘까.


성범죄 근절 방안은 … 전문가 제안

전문가들은 형량 강화만으로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상습 성범죄자들의 경우 붙잡히는 것은 겁내지만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며 “성범죄자는 모두 검거된다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표 교수는 “우리나라는 성범죄 신고율이 낮기 때문에 상습 성범죄자가 끊이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이 피해자들을 철저히 보호해 신고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로부터 격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법무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일부 시민단체는 보호감호나 치료감호를 주장하면 인권침해라며 목소리를 높이지만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동 성범죄자를 사회와 떨어뜨려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민수홍 교수도 “성범죄자는 다시 범죄를 저지르는 특성이 강하므로 재범자의 경우 형기를 마친 뒤에도 보호감호 등을 통해 사회와 격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성범죄 재범자는 사회에 내보낸 뒤에도 사법 당국이 특별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형사정책연구원 김지영 박사는 “상습 성범죄자들이 사회에 나간 뒤에도 당국이 지속적으로 재범 방지 교육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상당 기간 전자발찌 등을 착용시켜 전방위적으로 감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법안만 양산할 게 아니라 처벌-관리-재범 방지를 하는 통합 시스템을 마련하는 장기적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민수홍 교수는 “성범죄가 급증하는 것은 과거 선진국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성범죄에 대처했던 방법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경우 상습 성범죄자는 15년 이상의 형기를 마친 뒤에도 의사와 판사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로부터 재범 가능성 심사를 받는다. 심사위는 수십 년간의 치료감호도 결정할 수 있게 돼 있으며 성범죄자를 사회에 내보낼 때 전자발찌를 몇 년간 착용해야 할지 등의 의견도 내놓는다. 형 집행-치료감호-보안 처분으로 이어지는 통합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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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성적 배출구를 어느 정도 용인해 줘야 한다는 현실적인 주장도 나왔다. 특히 성매매특별법 시행이 악성 성범죄를 높이고 있어 이를 사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남대 김강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이 성욕을 충분히 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진 않았다”며 “호주나 네덜란드처럼 성매매를 합법화해 성을 자연스럽게 분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잠재적 성범죄자가 일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진배·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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