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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2009년 경영평가 최우수‘S’등급

중앙일보 2010.06.30 00:14 부동산 및 광고특집 2면 지면보기
한국전력공사 기장(경남) 전력사업소를 방문한 김쌍수 사장(오른쪽)과 임직원들이 현장 직원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제공]
공기업은 대체로 소극적이다. 일을 찾아 하기보다는 주어진 일이 규정에 맞는지를 먼저 살피고, 큰 이윤을 내기보다는 손실만 보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


UAE·터키에 원전 수출 … 수익에 집중하는 ‘민간기업형’으로 변신

하지만 최근 한국전력공사는 예전의 공기업 같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보다 공격적이고, 좀 더 수익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공기업 경영실적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기관에 선정되고, 2009년 정부 경영평가 대상 96개 기관 중 유일하게 최우수(S) 등급을 받았다. 기관장과 감사 평가에서도 우수 등급이 나왔다.



이는 달라진 한전의 체질이 반영된 결과다. 그 중심에는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한전 사령탑을 맡은 김쌍수 사장의 의지가 자리잡고 있다.



2008년 8월 취임 직후 김 사장이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한전을 ‘예산 쓰는 조직(Cost Center)’이 아닌 ‘수익창출원(Profit Center)’으로 만드는 일이었다. 독점기업인 데다 전기요금이 정부의 엄격한 통제하에 있다 보니 한전은 효율적 경영을 해야 할 유인이 별로 없었다. 모든 일은 예산에 정해진 범위 내에서만 수행하고 정부 지시가 없이는 새로운 사업을 벌이는 것도 지양했다.



김 사장은 이를 민간기업 스타일로 뜯어고쳤다. 예산을 사업의 투입요소로 보고 투입 대비 성과가 극대화되는 경우에만 예산을 사용한다는 원칙을 정했다. 또 본사와 사업소의 일을 정밀하게 평가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만족하지 못하면 과감하게 고쳤다. 예컨대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자재 발주 주기를 단축해 재고를 45% 줄였다. 고객창구에는 무인수납기를 도입하고, 차량 교체 기준을 바꿔 차량 수명을 25%나 늘렸다.



이런 식의 비용절감 노력은 위기 때 빛을 발했다. 2008년부터 원유 가격이 급등했지만 정부는 물가를 고려해 요금인상에 극구 반대했다. 원가는 오르는데 가격을 올리지 못하니 한전으로선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적극적인 자구노력을 통해 2008년 한 해 동안 1조4000억원의 비용을 줄였다. 전기요금으로 따지면 4%의 인상억제 효과를 낸 것이다.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한전은 2020년까지 매출 85조원을 올려 세계 5위권의 전력회사로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내 전기 수요는 한정돼 있는데 30조원이 조금 넘는 매출을 갑자기 두 배 이상으로 늘리려면 다른 수익원이 있어야 한다. 김 사장은 원자력발전소 수출, 자원개발, 스마트그리드, 해외 발전소 운영 등을 통해 각각 10조원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미 원자력 수출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원전 수출계약에 따라 200억 달러를 벌어들이게 됐다. 터키 원전 수출도 거의 성사단계에 와 있다. 나머지 분야도 4~5년 정도 공을 들이면 비슷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밖에서 잘 싸우려면 안이 든든하게 받쳐줘야 한다. 그래서 요즘 한전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김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단 한 장의 깨진 유리창도 용납할 수 없다”며 비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직위나 직급·지역 등과 관계없이 보직자 전원이 모든 직위에 공개 지원해 적임자를 찾는 시스템도 공기업 가운데 가장 먼저 도입했다. 공개경쟁에서 탈락한 부장이 팀원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한전 직원들에게는 혁명이었지만 덕분에 인사비리가 사라졌다.



변화가 계속되면 조직은 어수선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김 사장은 ‘펀(fun) 경영’을 강조한다. 직원들을 찾아가 만나고 적극적으로 스킨십을 하는 것이다. 강화도 둑방길을 걸으며 여직원들과 수다를 떨고, 해수탕 찜질방에서 지방 사업소의 애로를 들었다. 김 사장은 “긴장감은 살아있되 권위주의가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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