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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패스트 CEO 포럼] “원활한 기업 승계 위해 정책적 배려 있어야”

중앙일보 2010.06.30 00:12 경제 7면 지면보기
“나이 든 중견·중소기업 경영자들의 가장 큰 고민은 기업 승계입니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선 이 문제가 해결돼야 해요.”(최창호 하나마이크론 회장)



“해외 진출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해야 하는데, 그럴 자원과 에너지가 부족하다는 게 고민입니다.”(박용석 DMS 대표)



28일 오후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열린 제2회 이노패스트 포럼에 참석한 중견·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 승계와 해외 진출에 대해 고민을 털어놓고, 서로의 의견을 구했다.



28일 오후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열린 제2회 이노패스트 포럼에서 딜로이트와 중앙일보가 선정한 이노패스트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정면 왼쪽부터 양승우 딜로이트 회장, 진대제 전 장관, 최창호 하나마이크론 회장, 박의준 본지 경제부문 에디터. [강정현 기자]
특히 기업 승계를 ‘있는 사람들의 재산 상속’ 차원으로 바라보는 세간의 시각을 부담스러워했다. 일자리 창출의 원동력인 기업이 영속적인 생명력을 지니려면 일관적인 경영권이 확보돼야 하는데, 현행 세법으로는 그게 어렵다는 지적이 많았다. 심지어 한 참석자는 “처음부터 처자식 이름으로 사업할 걸, 뒤늦게 후회가 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기업 승계는) 절실한 문제인데 드러내놓고 말하기도 껄끄럽다”며 “기업의 영속성 확보를 위해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가적인 도약’의 길을 찾는 것 역시 참석한 CEO들에겐 중요한 과제이자 고민이다. 쉼 없이 달려 산 중턱까진 왔는데 앞으로 나아가려니 ‘글로벌화’와 ‘인재 양성’이란 고비에 맞닥뜨렸다는 것이다. 초청 연사로 포럼에 참석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큐베이트 대표(전 정보통신부 장관)는 “한국의 중견기업이 많이 성장했다고 하지만 대만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며 “특히 대만의 중견기업들이 많은 부문에서 상호 협력하는 점은 우리가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원자재 구매나 마케팅에서 중견기업들이 힘을 합칠 경우 경쟁력이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또 “혼자서 다 하려 하지 말고,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규모의 경제 달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해외시장 개척과 관련, 진 대표는 이노패스트 기업 중 하나인 KH바텍을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KH바텍의 남광희 대표는 핀란드 노키아에 휴대전화 부품을 납품하게 된 과정을 소개하며 “국내 대기업에만 의존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며 “우리만의 경쟁력을 믿고 과감한 투자와 지원을 한 것이 시장 개척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의 인재 양성’이란 주제로 강연한 최창호 하나마이크론 회장은 “오늘날의 삼성이 있게 된 원동력은 교육”이라며 “정부의 지원 혜택을 활용해서라도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내 대학을 만들어 운영한 자신의 사례를 소개하며 “끊임없는 교육을 통해 만들어진 인재들이 회사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노패스트 기업들은 인재 양성에 앞서 인재 확보 자체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김철영 미래나노텍 대표는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외부 인사를 영입하면 내부 반발에 부딪히곤 한다”고 말했다.



남광희 대표는 “공장이 경북 구미에 있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파격적인 성과급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는 CEO들도 많았다. 이재원 슈프리마 대표는 “직원별 업무 성과의 차이가 조직문화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해소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승우 딜로이트 회장은 “기존 직원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지만 외부 인재의 영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교육을 통한 기업문화를 공유하면 내·외부 인재 간의 마찰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참석자들은 중견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도입을 정부에 주문했다. 최창호 회장은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견기업에 대기업과 같은 세율이 적용되는 건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이노패스트는 혁신 고성장을 일컫는 말로 딜로이트와 중앙일보는 지난해 말 각 분야에서 15개 이노패스트 기업을 선정한 바 있다.



글=김경진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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