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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단짝 배상문·김대현 ‘4일 동안은 적이다’

중앙일보 2010.06.30 00:11 종합 28면 지면보기
상금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대현(왼쪽)과 배상문이 29일 아시아나 골프장 동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 포즈를 취했다. [용인=김상선 기자]
메이저에서 다시 만났다. 장타를 앞세운 배상문(24·키움증권)과 김대현(22·하이트)이 국내 최고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CT&T·J골프 KPGA 선수권에서 다시 격돌한다. 1958년 시작된 한국 프로골프 대회의 효시 KPGA 선수권의 53번째 대회다. 대회는 1일부터 경기도 용인의 아시아나골프장 동코스에서 벌어진다.


해외대회 때는 한방 쓰고 연습도 함께 하는 ‘절친’

배상문과 김대현은 둘도 없는 단짝이다. 대구에서 함께 자랐고 아시안 투어 등 해외 대회에 나갈 땐 한방을 쓴다. 29일 연습 라운드도 둘은 한 조로 돌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둘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2년 후배 김대현이 올 시즌 들어 뚜렷한 상승세로 배상문을 추월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대현은 지난 2년간 상금왕을 차지한 배상문을 앞서며 상금 1위를 달리고 있다. <표 참조>



두 선수는 지난 5월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했는데, 최종 4라운드에서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상문은 경기 후 “대현이의 기를 꺾어 놨다”고 농담을 했다. “둘이 라이벌이 됐느냐”고 물었더니 김대현은 “선의의 경쟁”이라고 했다. 악의의 경쟁을 한다고 하는 선수는 없다. 같은 질문에 배상문은 “대현이는 뭐라 답하더냐”고 묻더니 “재미있는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상 얼굴을 맞대고 지내는 친한 선후배여서 더욱 이기고 싶을 것이다.



둘의 또 다른 재미있는 경쟁은 드라이브샷 대결이다. 김대현이 투어에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에서 배상문이 가장 멀리 치는 선수였다. 배상문의 클럽을 공급하는 캘러웨이는 “배상문이 필 미켈슨의 스펙을 쓰고, 그만큼의 거리를 낸다”고 말했다. 배상문은 최장타자라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구 사나이 김대현의 등장으로 배상문은 2등으로 밀렸다. 최경주는 “김대현은 미국 PGA 투어에서도 5위 안에 들 장타자”라고 평했다.



두 선수는 삼성 라이온스에서 뛰던 홈런 타자 이승엽과 친분이 각별하다. 야구를 아주 좋아해 이승엽과 친하게 지내던 배상문이 김대현을 소개해 줬다고 한다. 그 인연으로 김대현은 겨울 체력훈련을 이승엽과 함께하기도 했다. 김대현은 “대구 사람들이 호탕한 기질도 있고, 대구 주니어 선수들은 구미의 400m짜리 연습장에서 멀리 치기 경쟁을 벌이곤 했다. 그래서 대구 출신 선수들의 샷 거리가 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현은 “올해는 내가 상문이 형보다 15야드 정도 멀리 친다”고 했다.



그간 아시아나 동코스에서 열린 대회에서 배상문은 2005년과 2006년 6위, 2007년 13위, 2008년 11위, 2009년 5위에 올랐다. 김대현은 2007년 17위, 2008년 예선 탈락, 2009년 34위였다. 배상문이 더 잘 쳤다. 그러나 올 시즌은 예측하기 어렵다. ‘감자칩’처럼 굴곡이 심한 아시아나 동코스는 퍼팅이 중요한데 올해 김대현의 감이 좋기 때문이다. 김대현이 무서워진 것은 장타가 아니라 퍼팅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배상문은 “아직 대현이는 물퍼터”라고 놀리면서도 “경기 운영 능력이 좋아져 무서운 선수가 됐다”고 경계했다.



용인=성호준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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