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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때문에 보금자리 차질 빚을 판

중앙일보 2010.06.30 00:09 경제 4면 지면보기
“동료 사이에서 월급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농담처럼 나돈다.”


국회서 민생법안 묻혀 … LH, 토지주택공사법안 처리 안 돼 자금 조달 허덕

익명을 원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얘기다. LH의 부채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결산 기준 130조원의 자산 중에 부채만 109조원이 넘는다. 그런데 요즘엔 여기에 국회에서 튀어 온 불똥이 더해져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국회 국토해양위엔 한국토지주택공사법 개정안 3건이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장광근(한나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개정안은 보금자리주택이나 산업단지 조성,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에서 손실이 날 경우 정부가 보전하도록 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적게는 6000억원에서 많게는 1조5000억원까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상황에서 실제 정부의 손실 보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는 게 LH 측 설명이다. 추가 채권 발행을 위해 정부의 보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LH의 채권은 주로 국민연금·삼성생명·농협·우체국에서 사들이고 있다. 그러나 기관별로 자체 설정한 매입 한도액이 다 차 추가 채권 발행이 어려운 상태다. 정부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내놓은 4·23 대책은 LH의 매입확약 규모를 기존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 1000가구도 사들여야 한다.



애초 국토위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25일 법안심사 소위를 열기로 했었다. 그러나 야권의 4대 강 사업 연계 움직임과 여권의 내부 교통정리가 덜 돼 소위는 무산됐다. 결국 올해 9월 정기국회 때나 돼야 처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LH법뿐 아니다. 화물연대의 파업과 관련해 직접운송 의무제와 실적 신고제 등을 규정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도 소위에 계류 중이다. 익명을 원한 국회 국토위 관계자는 “여야의 세종시 드잡이에 떠밀려 시급한 법안 처리가 뒤로 밀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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