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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희망을 봤다 … 강팀 만나도, 선제골 먹어도 기 안 죽어

중앙일보 2010.06.28 01:55 종합 2면 지면보기
너무나 잘 뛰었기에 패배엔 아쉬움이 남지만 좌절은 없다. 우리에겐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 있다.


4년 뒤엔 … 메시·수아레스 같은 킬러 만들고
프리미어리그 뛸 만한 수비수 키워야

한국이 27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16강전에서 1-2로 패했다. 8강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태극전사들은 아쉬움에 굵은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이 눈물은 절망이 아니라 더 잘할 수 있다는 희망이 담긴 눈물이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아프리카에서 처음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의 새 장을 열었다. 한국인 사령탑으로 첫 승을 거뒀고, 해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 16강에 올랐다. 겉으로 드러난 성과만 좋은 게 아니다. 경기 내용도 알찼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가 낡은 껍질을 벗고 한 단계 성숙했음을 입증한 대회”라고 평가했다.



우루과이에 져 8강 진출이 좌절된 뒤 허정무 감독(오른쪽)이 허탈감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공격수 박주영의 어깨를 감싸며 위로하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4년 후가 더 기대되는 한국 축구=허정무 팀은 그리스를 상대로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하며 2-0 완승을 거뒀다. 아르헨티나에는 1-4로 대패했지만 후반 초반 거세게 밀어붙이며 동점을 만들 기회를 잡기도 했다. 또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 한국은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이정수·박주영의 연속골로 전세를 뒤집었다.



예전에 한국 축구는 체력만 강조하며 강훈련에 매진했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적절히 휴식을 취하고 하루 한 번만 훈련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강한 체력을 유지했다. 과학적인 체력 강화 훈련 프로그램 덕분이다.



정신력도 달라졌다. 과거의 정신력은 ‘반드시 이기겠다’는 막연한 필승 의지였다. 하나 이번 대표팀은 강한 상대를 만나도 기죽지 않았다. 자신감이었다. 선제골을 넣어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먼저 골을 허용해도 용기를 잃지 않고 침착하게 반격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과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팀 정신이 한국팀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박지성을 비롯해 박주영·이청용·기성용 등 유럽 무대를 누비는 선수들은 이처럼 한국 축구의 발전을 앞에서 이끌었다. 한국 축구는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남아공 월드컵이 끝나면 해외파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이게 다 한국 축구의 자양분이 돼 4년 후 월드컵에서는 더욱 강한 한국 축구의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대회 한국이 보여 준 아시아 축구의 힘은 그동안 한국 축구를 비하했던 세계인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한국 수비수 차두리가 우루과이전이 끝난 뒤 아쉬움의 눈물을 유니폼으로 닦고 있다. [포트엘리자베스 로이터=연합뉴스]
◆확실한 킬러가 나와야 한다=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바늘구멍 같은 틈을 뚫고 골을 작렬시킨 우루과이 공격수 수아레스의 골 결정력은 너무도 부러운 점이다. 박주영을 훨씬 능가하는 골잡이가 여럿 나와 그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한다. 우루과이전에서 경기를 지배했고, 절호의 득점 찬스를 더 많이 잡았으면서도 결국 무릎을 꿇은 것은 확실한 골잡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골 결정력을 지닌 선수를 키워 내기 위해서는 유소년 축구의 교육 시스템부터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수비수 역시 마찬가지다. 허 감독은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안정된 수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며 “재능 있는 전문 수비수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용형 선수는 “수비에서도 해외파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도 한국의 선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수비 불안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확실한 골잡이와 믿음직한 수비수의 발굴 및 육성이 이뤄진다면 한국은 4년 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게 축구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포트엘리자베스=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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