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쥔 8단 ●·이창호 9단
제 3 보 | |
강한 반발에 부닥친 이창호 9단이 묵묵히 판을 내려다보고 있다. 내가 약하니 당장 상대를 혼내줄 수는 없다. 포위당하면 안 되니까 일단은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어떻게 나가야 할까. ‘참고도2’ 흑1의 붙임수가 통하면 좋겠지만 백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27로 나갔고 상대는 28부터 강인하게 조여온다. 그리하여 36까지 전투적인 공방전이 들불처럼 번져간다. 흑▲를 둘 때 이런 변화까지 생각했던 것은 아닌데 뭔가 바둑은 걷잡을 수 없는 흐름으로 가고 있다. 정리된 바둑을 좋아하는 이 9단에겐 조금은 피곤한 흐름이다. 이 9단은 이마의 땀을 닦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