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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균 기자의 푸드&메드] 홍보·예산 부족한 ‘영양 플러스’ 사업

중앙일보 2010.06.28 00:02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17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식품영양학회 하계 학술대회에선 이유식이 집중 거론됐다.



요즘 아기가 처음 먹는 이유식의 메뉴는 93.3%가 집에서 엄마가 정성스레 만든 미음이었다(2008년 대한소아과학회 조사). 시판 이유식을 먹는 아기는 6.7%에 불과했다. 1993년엔 아기 10명 중 거의 4명이 시판 이유식을 먹었다는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언제 이유식을 할 것이냐”도 학회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유식을 너무 일찍 시작하면 아기의 소화에 문제가 생기고, 질식 위험이 따르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지방세포 수가 늘고 크기가 커져 비만아가 되기 쉬워진다. 반면 너무 늦으면 철분·아연·비타민 D 등 아기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이 부족해지며 식성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학회에서 국민대 식품영양학과 정상진 교수는 “이유식 준비기는 생후 4~6개월, 본격적인 이유식 시작은 6개월, 이유식 필요 시기는 6~24개월”이라는 공식을 제시했다. 다행히도 국내에서 이유식 시작 시기는 정착 단계다. 생후 4개월 이전에 이유식을 먹은 아기는 0.4%로 93년의 20.6%보다 현저히 줄었다.



“무엇을 먹이는 것이 좋으냐”도 거론됐다. 아기의 숟가락엔 ①곡류 ②채소·과일 ③육류 ④요구르트·치즈 등의 순서로 올려놓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후 8개월께부터는 손가락으로 집어먹는 핑거 푸드(finger food)를 제공하고, 9개월부터는 수저를 잡게 하는 것이 적당하다.



빵을 잘라서 아기의 손에 쥐여주면 훌륭한 핑거 푸드다. 엄마가 빵을 찢어 먹이는 것은 아기에게 식사의 즐거움은 물론 손의 발달, 도구 사용의 기회까지 빼앗는 행위다.



요즘 우리나라 엄마들은 이유식의 영양과 안전에 관심이 높다. 시판 이유식 제품에서 사카자키균이 검출됐다고 하면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영양과 안전은 이유식의 기본이다. 그러나 음식의 굳기·크기도 영양·위생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영·유아와 임산부의 영양을 돕기 위한 정부 정책 중 주목되는 것은 ‘영양 플러스’ 사업이다.



소득이 낮으면서(최저생계비 200% 이하 소득 가구) 빈혈·저체중 등 영양에 이상이 있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이 사업은 2008년부터 본격 실시됐다.



미국의 WIC(Woman Infants and Children, 영양지원제도)를 벤치마킹했다.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에게 영양교육·처방 외에 식품을 직접 집까지 배달해 주는(식품비의 10%는 수익자 부담) 등 실질적인 지원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널리 홍보되지 않아 자격조건을 갖췄지만 신청하지 않은 사람이 부지기수다. 올해 예산이 정부·지자체 합쳐 340억원에 불과해서다. 혜택을 공평하게 주려면 400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다. 다음 선거 때는 ‘영양 플러스’ 사업이 무료급식 이상의 쟁점이 될까 궁금하다.



박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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