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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검사장’ 2명 솜방망이 징계

중앙일보 2010.06.25 00:18 종합 20면 지면보기
법무부 징계위원회가 ‘스폰서 검사’ 의혹에 연루돼 징계가 청구된 검사장급 검사 2명에 대해 면직 처분을 했다. 면직은 해임과 달리 변호사 개업 등에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것에 비해 가벼운 징계”란 비판이 일고 있다.


박기준 지검장·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면직 처분

법무부는 24일 오후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검사 징계위원회를 열고 박기준 부산지검장과 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 등 현직 검사들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논의했다. 앞서 ‘스폰서 검사’ 의혹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발족했던 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성낙인)는 지난 9일 50여 일간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현직 검사 10명에 대한 징계를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은 이들 모두를 징계위원회에 넘겼고, 특히 검사장급 2명을 포함한 6명에 대해선 해임·면직 등 중징계를 청구했다.



징계위는 회의를 마친 뒤 “박 지검장과 한 전 부장에 대해선 면직으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징계위는 박 지검장에 대해선 지난해 6월 서울 강남의 일식집에서 건설업자 정모(52)씨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이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보고를 누락했다는 점을, 한 전 부장의 경우 지난해 3월 부산에서 향응을 제공받고 역시 보고를 누락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면직 처분을 내린 이유에 대해 “두 사람에 대해 면직 처분을 제시한 법무부 감찰위원회 의견을 논의 끝에 받아들이기로 했다. 해임은 너무 과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법무부 관계자는 “통상의 예로 볼 때 면직도 가혹한 것”이라며 “정직이나 감봉 수준에서 결정될 사안이었지만 사회적 여론을 고려해 단계를 높인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두 검사장급 검사는 각각 변호사와 함께 위원회에 나왔으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날 징계위에서는 정씨로부터 술과 성접대를 받은 것으로 조사된 김모 부장검사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해 다음 회의에서 추가 심의를 벌이기로 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김 부장이 지난해 4월 정씨로부터 술접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사실관계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조만간 2차 회의를 열어 김모 부장검사 및 나머지 현직 검사 7명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 검사 징계위원회는 법무부 장·차관과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 장관이 위촉한 민간위원 3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장관이 맡는다.



홍혜진 기자



◆검사징계법=징계의 종류를 해임, 면직, 정직, 감봉, 견책으로 규정하고 있다. 면직은 검사직을 박탈하는 것이긴 하지만 해임보다 한 단계 낮은 것이다. 해임의 경우 3년간 변호사 개업이 금지되고 퇴직금 및 퇴직 수당 중 4분의 1을 받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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