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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뛰는 이청용박주영은 나이지리아전 특급 정보원

중앙선데이 2010.06.19 23:12 171호 3면 지면보기
“그 친구 약점을 동료에게 다 말해 주었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유니폼을 바꿔 입으면 바로 동료에서 적으로 변한다. 한국과 나이지리아에도 우정을 뒤로 하고 국가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선수들이 있다. 이청용(22)과 대니 시투(30·이상 볼턴), 박주영(25)과 루크먼 하루나(20·AS모나코), 이동국(31·전북)과 야쿠부 아이예그베니(28·에버턴)다.

이청용, 시투와 볼턴서 한솥밥
시투는 볼턴 새내기 이청용을 따뜻하게 반겨준 고마운 동료다. 동양에서 온 작은 청년에게 모두 호기심만 보이고 있을 때 시투는 특유의 넉살로 먼저 농담을 걸며 이청용이 새 팀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남아공 월드컵 조 편성 결과 나이지리아와 한국이 한 조에 속하자 시투는 “훈련 때 조심해라. 태클로 부상을 입히겠다”고 이청용에게 경고를 했다. 하지만 이는 동료에 대한 장난이었을 뿐 실제 연습에서는 더욱 조심스럽게 이청용을 대했다. 2008년부터 볼턴에서 뛰고 있는 시투는 1m91㎝·95㎏의 큰 체격에 강한 인상이지만 장난이 심하고 의외로(?) 깔끔하다는 것이 이청용의 얘기다. 이청용은 “헤딩능력이 뛰어나고 볼을 만들어 차려고 노력하는 선수다”고 시투를 소개했다. 하지만 “스피드가 떨어지기 때문에 (박)주영이 형이 충분히 개인기로 제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루나는 AS모나코서 박주영 도우미
박주영과 루크먼 하루나는 AS모나코에서 서로 도와 골을 만드는 사이다. 주로 공격형 미드필더인 하루나가 박주영에게 득점 기회를 제공한다. 올 1월 벌어진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 몽펠리에와의 경기에서는 박주영이 하루나의 골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1m88㎝·77㎏의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하루나는 2007년 한국에서 벌어진 17세 이하(U-17)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의 우승을 이끈 뒤 AS모나코 유니폼을 입었다. 2008년 AS 모나코와 정식 프로 계약을 맺었으니 박주영과 입단 동기인 셈이다. 박주영은 “하루나에게는 패스를 받는 것에 익숙했는데 이제는 그의 수비를 뚫고 골을 넣어야 한다. 장단점을 모두 아는 만큼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이동국·야쿠부는 미들즈브러서 경쟁
이동국과 야쿠부는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호흡을 맞췄다. 이동국이 2007년 1월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을 당시 야쿠부는 팀의 스트라이커로 맹활약했다. 두 선수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미들즈브러의 공격을 책임졌다. 하지만 두 선수의 공존은 6개월 만에 끝났다. 야쿠부가 그해 8월 에버턴으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년 뒤 이동국이 K-리그로 복귀하면서 둘은 만날 일이 없었다.

이동국은 야쿠부에 대해 “흑인선수라서 인종차별에 대한 피해 의식이 있었는지 동양인인 나를 차별하지 않았다. 활발한 성격에 유머감각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야쿠부는 스크린, 볼 키핑 능력이 좋았다. 힘도 뛰어났다”며 “먼저 덤비면 당한다. 기다리면서 실수를 유발해야 한다. 이런 점을 동료 수비수들에게 다 알려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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