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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의 그녀들이 남긴 문화

중앙선데이 2010.06.19 23:09 171호 20면 지면보기
‘섹스 앤 더 시티’의 그녀들이 남긴 문화 ‘브런치’. 이제는 외식업계에서도 관심을 가질 정도로 널리 퍼졌지만 케이블TV에서 ‘섹스 앤 더 시티’가 방송되던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작은 식당이 중심이었다. 이태원을 시작으로 브런치 카페가 등장했고 주로 젊은 여성이 고객이었다. 팬케이크와 오믈렛 등 미국식 브런치로 유명한 이태원의 수지스가 초창기 브런치 레스토랑의 대명사였다. 지금은 해밀턴 호텔 뒤편 ‘마이첼시’ 등을 비롯해 수많은 브런치 레스토랑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브런치 레스토랑은 이후 이태원을 넘어 빠르게 강남으로 진출, 청담동과 신사동 가로수길에 상륙했다. 강남의 브런치 문화는 고급 레스토랑 테라스에서 트렌드를 리드한다는 스스로의 욕망과 과시적 소비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수요를 충족시키며 확장해 나갔다. 친구들과 가벼운 옷차림으로 주말 한 끼 수다를 떨며 브런치를 즐기는 드라마 속 그녀들의 브런치와는 좀 달랐다.

틈새 메뉴에서 외식산업으로 커지는 브런치

일요일 아침이면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브런치 메뉴가 인기 높은 ‘tell me about it’, 청담점에서 주말 오전에 뷔페식으로 브런치를 선보이는 ‘비손’을 비롯해 ‘하루 종일 하는 브런치’라는 상호처럼 팬케이크, 오믈렛 등 브런치 메뉴를 하루 종일 제공하는 ‘올 데이 브런치’, 업소 규모는 작지만 가격은 저렴하고 퀄리티와 양에서 만족한다는 고객들이 평이 잇따르는 ‘르 브런치크(Le Brunchic)’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불과 10년 전만 해도 찾아 볼 수 없었던 브런치는 틈새 메뉴에서 이제 홍익대와 대학로 주변 등에는 1만원 미만의 저렴한 브런치 메뉴까지 등장했다. ‘브런치’는 이제 파스타나 피자처럼 어엿한 메뉴 장르로 자리를 잡았다.

스타벅스엔 브런치 메뉴만 12종
브런치의 대중화가 본격화되면서 오전 시간대 매출을 올리기 위한 기업형 외식업체들의 브런치 메뉴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레스토랑의 브런치 메뉴가 2만~3만원대의 고가격대라면 기업형 외식업체들이 선보이는 브런치 메뉴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가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커피전문점. 커피전문점들은 포화 상태인 커피시장의 돌파구를 뚫기 위해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추가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젊은 층이 가장 선호하는 아이템인 ‘커피+빵’을 묶은 상품들이다. 아침을 거른 직장인들이나 아침 겸 점심으로 간단히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다.

스타벅스에서는 총 12종의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포카치아 빵에 호주산 로스트비프를 넣은 샌드위치와 크렌베리 치킨 샌드위치, 케이준 치킨 샌드위치, 베이글 샌드위치 등을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은 6000~7000원대.
카페 뎀 셀브즈는 아메리칸 브렉퍼스트, 프렌치토스트, 오믈렛을 기본으로 한 정통 미국식 브런치를 내놓는다. 메뉴 구성은 프렌치 토스트와 계란 프라이, 오믈렛, 베이컨과 소시지, 해시포테이토, 버섯볶음, 과일과 커피 등이다. 가격은 9000원대.
카페 뎀 셀브스의 김화진 실장은 “매장에 주방시설이 있어 2008년 봄부터 브런치 메뉴를 선보였는데 현재는 정착 단계”라며 “최근에는 이태원이나 강남뿐 아니라 삼청동, 오피스가가 많은 무교동, 종로 일대에는 브런치가 파스타나 피자처럼 하나의 메뉴 장르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브런치 메뉴는 아니지만 다양한 사이드 메뉴를 갖춰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부가매출을 꾀하는 커피전문점들도 상당수다. 탐 앤 탐스는 토티아에 모차렐라 치즈와 닭가슴살, 파슬리를 얹어 바삭바삭하게 구운 담백한 토티아, 갈릭 버터와 치즈의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갈릭버터 브레드, 고소하게 구운 식빵 위에 생크림을 듬뿍 얹고 시럽과 시나몬 파우더로 토핑해 달콤한 허니버터 브레드 등의 사이드 메뉴를 커피 또는 음료와 조합해 브런치 메뉴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오리지널 프레즐을 비롯해 갈릭 프레즐, 고구마 프레즐, 델리 프레즐, 시나몬슈거 프레즐, 시나몬애플 프래즐 등 다양한 프레즐도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할리스는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달콤한 와플을 선보이고 있다. 플레인 와플을 기본으로 초콜릿 시럽이 토핑된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와플, 메이플 시럽이 토핑된 메이플 와플, 달콤새콤한 베리와 고소한 피스타치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토핑한 베리베리 바닐라 젤라토 와플, 바나나 피칸 초콜릿 젤라토 와플 등이 있다.이처럼 커피전문점들이 브런치 또는 세트메뉴를 강화하는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식사와 차를 한 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커피전문점의 브런치 메뉴는 1만원 미만으로 브런치 레스토랑에 비해 싸서 소비자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 ‘카페형’으로 변신
베이커리 업계도 브런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베이커리 업계가 프리미엄 커피를 접목, 경쟁력을 갖추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카페형 베이커리로 변신하기 시작하면서 브런치 메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베이커리 업계는 빵과 소시지, 채소를 기본으로 하는 브런치 메뉴 특성상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베이커리 카페가 몰려 있는 강남을 중심으로 한 몇몇 베이커리 카페는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 우아한 분위기를 갖추고 브런치를 제공해 인기를 끌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선릉1, 2호점에서 샐러드와 샌드위치, 커피와 베이글, 에그 스크램블, 소시지, 샐러드, 수프, 커피로 구성된 두 가지 메뉴를 출시했다. 오피스 밀집 지역이라는 상권 특성을 반영, 아침을 거른 채 출근하거나 점심을 빠르고 간편하게 해결하고자 하는 인근 직장인 고객들을 공략한다는 취지다.SPC에서 운영하는 파리바게뜨 카페는 최근 직영매장을 중심으로 브런치 세트메뉴를 시험적으로 출시, 고객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파리바게뜨에서 선보이고 있는 브런치 세트메뉴는 파리지엔느 모닝세트(크라와상, 샐러드, 소시지, 유기농 커피 또는 카푸치노), 프렌치 토스트 세트(생크림&메이플 소스가 곁들여진 프렌치 토스트, 과일, 유기농 커피 또는 우유), 브레드샐러드 세트(치킨 샐러드, 호밀호두빵, 유기농 커피 또는 우유) 등 세 가지다. 한편 파리바게뜨는 가벼운 아침과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트렌드를 파악해 ‘에브리데이 브런치 식빵’을 출시하기도 했다.미스터도넛은 베이글과 커피, 샌드위치와 커피 세트메뉴를 선보였다.

20~30대 직장인 대상 아침 메뉴도 개발
브런치 시장이 대중화·안정화되면서 틈새시장인 조식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조식 메뉴는 대부분 패스트푸드점과 커피전문점에서 아침 대용식을 찾는 소비자를 공략한다. 주로 이른 아침부터 오전 11시까지로 한정해 파격적인 가격에 세트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업계에서는 맥도날드의 ‘맥모닝’이 대표적이다. 2007년 아침을 거르기 쉬운 출근길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선보인 맥모닝 메뉴는 달걀, 소시지, 베이컨 등 신선한 재료로 만든 머핀 제품과 해시 브라운, 맥카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머핀 제품으로는 ‘에그 맥머핀’ ‘베이컨 에그 맥머핀’ ‘소시지 에그 맥머핀’ ‘소시지 맥머핀’이 있으며 이 밖에 ‘빅 브렉퍼스트 세트’ ‘핫케이크 & 소시지 세트’가 있다.

버거킹은 오전 8시부터 11시까지 20~30대 직장인을 겨냥해 아침 메뉴로 크라와상 세트를 팔고 있다. 빵과 치즈, 부드러운 에그 패티를 더해 담백한 ‘크라와상 세트’ ‘햄크라와상 세트’ ‘베이컨 크라와상 세트’ ‘소시지 크라와상 세트’ 등이다. 세트 메뉴에는 크라와상과 함께 해시 브라운, 커피 등이 제공된다. 롯데리아의 아침 메뉴는 라이스 머핀 4종, 베이글 1종과 음료 1종으로 구성된 5종의 조식 콤보가 있다. 라이스 머핀은 영국에서 주로 아침 식사나 티타임에 즐겨먹는 잉글리시 머핀을 한국인의 주식인 쌀을 이용해 만들었다. 2000원대의 원두커피와 함께 제공하고 있는 세트 기준으로 2200~3000원 정도다.

커피전문점들도 자체적으로 별도의 아침 대용식 메뉴를 개발하는 등 커지고 있는 아침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에서는 두 종류의 모닝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스크램블 에그 세트’와 ‘클래식 햄 & 치즈 세트’로, 가격은 4000원이다. ‘스크램블 에그 세트’는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와 체다 치즈, 바삭바삭하게 구운 베이컨이 조화를 이룬 모닝 샌드위치다. ‘클래식 햄 & 치즈 세트’는 부드러운 우유식빵에 햄과 체다 치즈, 달콤한 복숭아 잼을 넣은 모닝 샌드위치다. 아메리카노 커피 혹은 우유를 함께 제공한다.

할리스커피의 모닝 세트도 인기다. 베이글과 샌드위치, 머핀과 커피를 각각 조합해 4000원대의 가격으로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정통 벨기에식 리에주 와플 세트메뉴도 있다. 커피전문점의 모닝세트는 4000원대라는 저렴한 가격 즉, 커피 한 잔 값에 500~1000원만 보태면 든든하게 아침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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