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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밤새 207명 파출소장 체인지

중앙일보 2010.06.19 09:07
13일 오전 중국 충칭(重慶)시 샤핑(沙坪)구 공안분국의 샤핑바파출소가 술렁거렸다. 인사이동 소식도 없이 밤새 파출소장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신임 소장 왕런중(王仁忠)은 12일까지 위중(水+手빼고 揄中)구 공안분국 다양거우(大陽溝)파출소장이었다. 이날 밤 퇴근할 때까지 인사 소식을 몰랐던 왕은 집에 가서야 새 파출소로 출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충칭시가 토착 범죄조직과 경찰의 유착 비리를 근절시키기 위해 깜짝 인사를 단행했다고 중경만보가 보도했다. 충칭 공안당국에 따르면 이번 인사로 시내 13개 공안분국 파출소장 207명의 근무지가 밤사이 바뀌었다. 파출소장들은 원하는 곳으로 가지 위해 손 쓸 겨를조차 없었다.

공안국 관계자는 “이번에 단행된 대규모 파출소장 인사는 공안국 개혁의 핵심”이라며 “범죄의 온상이 되는 관내 유흥업소와 사적 친분을 쌓을 기회를 구조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충칭시 공안에 불어닥친 인사태풍은 이뿐이 아니다. 3월에도 충칭시 공안당국은 과장~부국장급 간부 500여명을 전부 면직처리한 뒤 공개 경쟁을 통해 새로 뽑았다.

충칭시의 유래 없는 경찰 인사에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반부패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보시라이(薄熙來) 충칭시 서기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 시 공안국은 지난해 조폭 소탕에 나서 63개 조직의 폭력배 3348명을 사법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충칭시 공안ㆍ사법국의 국장급 인사 4명과 과장급 14명이 조폭 비호 혐의로 면직됐다. 원창(文强) 전 사법국장에게는 1ㆍ2심에서 사형이 선고됐다. 특히 ‘전국우수인민경찰상’ 등을 받으며 모범경찰로 꼽혔던 뤄리 마약수사대 부총대장은 마약조직에 매수돼 제조 장소까지 알선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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